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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일령'은 백화점업계 뜻밖의 호재, 원화 약세 더해져 유커 발길 돌린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11-25 14: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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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일령'은 백화점업계 뜻밖의 호재, 원화 약세 더해져 유커 발길 돌린다
▲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에 따른 수혜를 한국 백화점기업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3사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본을 겨냥해 내린 관계 제한 조치, 즉 ‘한일령’을 본격화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수요가 국내 백화점으로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2026년 업종 전망을 놓고 주요 유통채널 가운데 백화점업계의 실적 개선이 돋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는 여러 가지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및 내수경기 회복 등이 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띄는 지점은 중국과 일본의 정치적 갈등에 따라 현실화하고 있는 ‘한일령’이 백화점업계에 예기치 않은 수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 근거로 거론되는 사례는 약 9년 전인 2017년 초,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한한령’ 규제를 내렸을 당시 일본 백화점들이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봤다는 것이다.

한한령 사태가 터졌을 때 바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관광업이었다. 2016년만 해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치인 807만 명을 기록했지만 양국 관계가 틀어지면서 2017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48% 줄어든 417만 명으로 축소했다.

이 수요가 옮겨간 곳이 바로 일본이었다.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만 해도 638만 명가량에 그쳤지만 2017년에는 736만 명까지 늘었다. 2015년과 비교하면 236만 명이나 증가했다.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그 이후에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959만 명까지 확대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2019년에서야 600만 명대를 회복한 것과 대비된다.

소비의 큰 손이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유통업계는 큰 위기를 맞았다. 반면 이들이 향한 일본은 본격적인 장사 호황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한국을 빠져나간 소매 매출이 일본 백화점에 집중되면서 2017년 초부터 일본 백화점의 면세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백화점에서 면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가 잦아들어 해외 관광이 재개되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를 보더라도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백화점산업에 미친 효과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4년 방일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은 188%를 기록했는데 이는 방일 관광객 수 증가율인 47%를 대폭 상회하는 것이다. 방일 관광객 수 증가와 엔화 약세 영향까지 겹쳐지면서 일본 백화점이 한동안 호황을 탔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런 전례를 살펴볼 때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반대로 한국 백화점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붉어진 중국 내 일본 여행 자제령은 한국 백화점의 중국인 쇼핑 수요 유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외국인 매출 성장률이 크게 확대한다면 전반적으로 백화점 3사의 밸류에이션 수준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지갑을 열기 용이한 환경 조성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왕 한국에서 돈을 쓰는 것이 이득이 된 마당에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백화점 씀씀이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중국 '한일령'은 백화점업계 뜻밖의 호재, 원화 약세 더해져 유커 발길 돌린다
▲  20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점에서 중국인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면세산업이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도 백화점의 반사이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경쟁하는 유통채널인 면세점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력은 다른 나라 관광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방일 중국인의 쇼핑액은 12만 엔으로 기타 국가와 비교해 2~4배 수준을 보였다. 방일 홍콩인 관광객 역시 일본에서 평균 9만 엔을 소비했는데 이는 방일 한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쇼핑거래액인 3만 엔의 3배에 해당한다.

중국인이 지난해 일본에서 소비한 금액은 16조 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한국 소매판매액 시장 규모인 514조 원의 3% 수준이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7일 중의원(하원)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중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일본 총리의 발언이 중국 내정에 대한 중대한 간섭이며 이는 국제관계 기본 원칙 위반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공식 외교 채널과 관영매체 등을 통해 일본을 향한 비난의 수위를 점점 끌어올렸다. 동시에 중국인을 대상으로 일본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에게도 현지 치안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마찰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 갈등 속에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보지 않겠느냐는 장밋빛 전망이 꿈틀하면서 이미 여행과 항공, 식품, 백화점, 면세점 등 수혜 가능한 업종의 주가가 한 차례씩 들썩였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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