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CE ETF 리브랜딩 3주년 기념 투자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산업이 버블인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기술주에 장기 투자해라.”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CE ETF 리브랜딩 3주년 기념 투자 세미나’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등 빅테크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배 대표는 투자란 미래 특정 시점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의 소비를 유보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성공적 투자를 위해서는 수익을 실현할 미래에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기술이 진짜냐, 가짜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제는 세상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기술로 자리를 잡았다”며 “불, 농업, 증기기관, 전기, 원자력, 20세기 인터넷의 발명에 이어 2020년대부터는 인공지능 기술이 세상의 변화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면 이야기는 빅테크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돌아간다.
인공지능산업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곳들이 바로 빅테크 기업이기 때문이다.
미래 산업 성장에 편승해 ‘돈 버는’ 투자를 하려면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기업들의 행보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배 대표는 미국 증시에 투자하더라도 S&P500이 아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에 투자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기술주 투자에 관한 확고한 신념을 보여줬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시장의 화두인 인공지능 버블 논란은 중요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 ▲ 신기술 도입 역사와 기술기업들의 사례 자료. <한국투자신탁운용> |
배 대표는 “신기술이 도입되면 자금이 쏠리고 그러면 버블은 생기기 마련”이라며 “개인적 생각으로는 아직 인공지능산업이 버블까지 오지 않은 것 같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미래 성장에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를 하면서 가장 해서는 안 될 것이 시장의 단기 전망, 예측에 의존하는 것”이라며 “IMF와 같은 기관도 경기를 469회 예측하면 겨우 17번, 3% 적중률을 보이는데 경기를 보고 투자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투자의 ‘방향’을 정했다면 나머지 하나는 ‘시간’이다.
투자한 뒤에는 변동성을 극복하고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운용사, 전문가들이 말하는 성공적 투자를 위한 핵심 요소다.
배 대표는 ETF를 통한 산업, 테마 투자방법이 장기 투자를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개별종목으로 하면 투자 뒤 변동성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배 대표의 이날 발표에는 ‘미래 성장에 장기 투자하라’는 한투운용의 ETF 운용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배 대표는 2022년 한투운용을 맡으면서부터 한결같이 기술주 투자를 강조해왔다.
한투운용의 상품전략에서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투운용은 배 대표가 취임한 해인 2022년 10월 ETF 브랜드를 기존 ‘킨덱스(KINDEX)’에서 ‘에이스(ACE)’로 교체하면서 미국 빅테크에 투자하는 ETF 상품군에 힘을 실었다.
한투운용이 ETF 리브랜딩 뒤 3년 동안 내놓은 상품이 56개인데 이 가운데 70%는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다. 또 ACE 출격 뒤 나온 56개 ETF의 89%는 한투운용이 직접 설계한 지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기술기업 투자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배 대표의 기술테마 중심의 ETF 사업 전략은 성과도 내고 있다.
한투운용은 2022년 리브랜딩 전에는 ETF 순자산이 3조 원대를 보였는데 올해 11월20일 기준 순자산은 23조4863억 원에 이른다. 3년여 만에 ETF 순자산이 20조 원을 훌쩍 넘으면서 업계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다.
| ▲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CE ETF 리브랜딩 3주년 기념 투자 세미나’에서 ACE ETF가 걸어온 길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한투운용의 ETF시장 점유율도 4%대에서 8.37%로 2배 넘게 높아졌다. 업계 순위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3위다.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KB자산운용(7.69%)과 점유율 격차는 0.68%포인트다.
ACE ETF의 대표 상품인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는 상장 이후 수익률은 355%에 이르며 같은 기간 반도체 ETF 가운데 수익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리브랜딩 이후 상장한 ACE 엔비디아채권혼합(152%) ACE AI반도체포커스(117%) ACE 미국빅테크TOP7 Plus(122%)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94%)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98%)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ACE ETF는 이런 상품전략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면서 성공적 리브랜딩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데이터마케팅코리아에 따르면 ACE ETF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42%로 업계 1위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CE ETF는 국내 ETF시장이 3.7배 증대할 때 7배가 훌쩍 넘게 성장했다”며 “미래를 바꿀 산업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자는 운용철학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ACE ETF의 성장은 운이 아니었다”며 “앞으로도 한투운용은 시장보다 한 발 앞선 상품, 장기 성장을 증명하는 성과로 투자자들과 함께 커가겠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