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의 기업금융은 소매금융 철수 결정 이전인 2020년부터 이미 기업금융 관련 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했을 만큼 주력 분야기도 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유 행장은 기업금융에 본격 매진하고 있다.
유 행장은 올해 초 ‘기업금융 성과 기반 확대’를 핵심 추진 과제로 내세웠다.
이는 기업 고객별 특화 금융 솔루션을 강화하겠다는 구상 아래 지난해 12월 단행한 조직 개편의 기조를 잇는 행보로 풀이된다.
유 행장은 3월 기업금융 고도화와 관련해 “기업고객의 탁월한 뱅킹 파트너로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바이오, 전기자동차(EV) 에코시스템, 원자력,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고객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이 가진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영업과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바이오, ESG(환경ᐧ사회ᐧ지배구조) 등을 주요 강화 분야로 꼽았다.
이러한 지원의 배경에는 씨티그룹의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전 세계 180여 개국에 걸쳐 있으며 매일 약 5조 달러에 이르는 거래를 처리한다. 씨티은행은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비즈니스 확장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씨티은행은 상반기 비이자 부문 수익이 이자 부문 수익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소매금융 자산 감소로 인한 수익성 방어를 위해 기업금융 성과를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고도화까지 이뤄내야 하는 숙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소매금융 폐지로 이탈한 개인 사업자 고객의 공백을 메우고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되는 대출 자산 규모 감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기업금융 시장의 경쟁 심화와 국내 대기업 고객 기반의 포화라는 현실이 더해져 중견ᐧ신성장 산업으로의 고객 저변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리스크 역시 수익성을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1987년 한국씨티은행에 입행한 뒤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와 다국적기업부 심사역, 다국적기업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장을 거쳐 부행장에 올랐다.
제이피모건체이스뱅크 서울지점 공동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5년 씨티은행에 복귀해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았다가 2020년 한국씨티은행장에 선임됐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