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 세계 사람들 가운데 약 20억 명이 화석연료 설비 때문에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전 세계에 위치한 화석연료 설비들과 그 영향권을 시각화한 모습. <국제엠네스티> |
[비즈니스포스트] 화석연료가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가디언은 국제엠네스티가 제공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약 2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종 화석연료 설비들 때문에 건강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70개국에 1만8300개가 넘는 석유, 가스, 석탄 설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설비 인근 5km 이내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20억 명에 달한다.
화석연료 설비들은 인근 주민들의 암, 호흡기 질환, 심장병, 조산 및 사망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자원과 대기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토지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 설비들에서는 주기적으로 화학물질과 유독가스가 주기적으로 유출되고 있으며 취약계층일수록 오염에 따른 피해를 심하게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 인구는 약 1억3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뙜다.
국제엠네스티는 이번 보고서를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일정에 맞춰 공개해 화석연료를 향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엠네스티 사무총장은 가디언을 통해 "화석 연료 산업과 이를 후원하는 국가들은 수십 년간 인류 발전에 화석 연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그들의 탐욕과 이익을 쫓았다"며 "그들은 거의 처벌받지 않으면서 대기, 생물다양성, 해양을 파괴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COP30 지도자들은 완전하고 신속하며 공정하고 자금이 뒷받침되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과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약속해 이익과 권력이 아닌 사람을 이번 협상의 중심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컬럼비아 법학대학원 스미스 패밀리 인권 클리닉과 협력해 수행한 심층적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그 외에도 브라질, 캐나다, 세네갈 등 각국 언론인, 시민단체, 정부 관계자 등의 취재를 통해 보완됐다.
국제엠네스티는 여기에 오픈소스 데이터와 원격 탐사를 활용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칼라마르 총장은 "끊임없이 확장되는 화석연료 산업은 수십억 명의 생명을 위협하고 기후 시스템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지금까지 화석연료 시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수에 대한 전세계 추정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노력은 화석연료 설비들이 그 수명 동안 초래하는 엄청난 위험의 규모를 보여준다"며 "석유, 석탄, 가스는 기후변화로 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사람과 자연에 명백히 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