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6년 사장단, 임원 인사에서 대대적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변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2인자로 불렸던
정현호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사장단 인사에 따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의 '투톱'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노태문 사장은 '직무대행'을 떼고 정식 DX부문장에 오르는 동시에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0년 만에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이재용 회장은 '2.0 시대'를 열기 위해 올해 인사에서 대대적 세대 교체를 진행하며 '변화'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 취재를 종합하면 2026년 삼성전자 사장단 정기 인사는 예년보다 다소 이른 11월 중하순에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일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이끌어왔던
정현호 부회장이 회장 보좌직으로 이동하는 '깜짝 인사 발표'가 있었던 만큼, 남은 사장단·임원 인사도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에는 11월27일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투톱 체제로 2026년을 준비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은 올해 3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갑작스럽게 세트사업(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총괄하게 된 것인데,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노 사장이 개발을 주도했던 갤럭시S25와 갤럭시Z폴드7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재용 회장의 신임이 더욱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영현 ,
정현호 부회장이 모두 1960년생이란 점은 고려할 때, 1968년생인 노 사장의 승진은 삼성그룹 차원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중요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노 사장이 겸임하던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은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유력한 후임으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1970년생인 최원준 사장은 퀄컴 출신으로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한 뒤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이끌어온 인물로, 노 사장과 함께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도
전영현 부회장 체제가 유지될 공산이 커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에서 실적을 회복하고 있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에 이어 HBM4(6세대) 제품도 엔비디아에 공급이 확정적인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 핵심 개발진 30명에 성과급으로 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도 했다.
2024년 5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은 한때 '삼성전자 위기론'의 근원이었던 반도체 사업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다만 반도체 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올라옴에 따라, 겸직하던 메모리사업부장은 내려놓을 가능성이 있다.
차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는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황상준 D램 개발실장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1972년생의 '젊은 피'인 황 부사장은 D램 개발의 최전선에서 실무를 담당해 온 인물로, 현장 노하우와 실행력을 갖춘 차세대 리더로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인
한진만 사장이 차기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사장은 D램 설계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 전문성은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인사에서 '변화'에 방점을 찍으며 40대~50대 초반 중심의 젊은 경영진을 적극 발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룹 2인자로 불렸던
정현호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부터 핵심 사업부까지 대규모 세대교체를 위한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고려해 소폭의 인사만 단행하며 안정화를 꾀했는데, 올해 7월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
이재용 2.0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파격적 인사와 조직 개편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시 조직이었던 사업지원TF를 8년 만에 '사업지원실'로 격상한 것도 대대적 조직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현재 5대 그룹 수장 가운데 등기이사 아닌 오너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2019년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된 뒤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관련한 질문에 "책임경영 측면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준감위원들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