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에서는 지난 9월 경기 시흥 거북섬 아파트 현장과 울산 북항 LNG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각 1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울산 북항 LNG터미널 공사 현장 사망자는 사고가 아닌 온열질환으로 추정된다.
실적 측면에서도 주택 부문 수익성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은 사고 여파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 대우건설의 주력 사업으로 3분기 주택·건축 부문 3분기 매출은 4179억 원으로 전체의 65.9%를 차지했다.
주택·건축 부문 매출총이익률(GPM)은 3분기 11.5%로 두자릿수에 머무르며 10%에 못 미친 지난해 1~3분기와 대조적 흐름을 이어갔다.
대우건설 스스로도 올해 초 연간 전망을 제시하며 7% 후반대가 가능하다며 조심스레 접근했던 만큼 주력 사업의 개선세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고원가 현장이 준공되면서 원가율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 주택·건축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4분기 연속 10~12%를 보였다”며 “수익 수준이 한 단계 올라왔음을 증명했고 여기에 자체 사업 분양으로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더욱이 대우건설이 해외 시장에서는 토목·플랜트 부문 일회성 비용에 주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현장의 사망사고 악재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대우건설 3분기 연결 영업이익 566억 원으로 시장전망(855억 원)을 밑돌았다.
이라크 현장 공기가 지연된 가운데 싱가포르 현장에 투입되는 원가가 늘었고 쿠웨이트 현장에서 보수 비용이 발생해 6백억 원 가량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10월13일 서울 영등포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대우건설을 향해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이 짊어진 부담이 무거운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 HDC현대산업개발이나 포스코이앤씨의 사례에서 보듯 사망사고 발생에 따라 주택사업의 공사가 지연되고 관련 당국의 행정 지도에 따른 사업 리스크로 인해 실적에 악영향이 커질 수 있어서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9월 국토교통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사고 사망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 동안 113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우건설 현장에서는 이 가운데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돼 10대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계 전반의 긴장감은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뒤 올해를 '산업재해 제로'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해 높아졌다.
국회는 올해 잇단 사고가 벌어진 10대 건설사 대표 여럿을 국정감사에 소환했고 김 사장도 포함됐다.
김 사장은 지난 10월13일 국정감사에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면하고자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장에서부터 실천적으로 가능한 안전대책이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더 이상 중대재해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