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5-10-27 13: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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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핑크퐁컴퍼니가 28일부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사진은 김민석 더핑크퐁컴퍼니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아기상어’로 유명한 콘텐츠 기업 더핑크퐁컴퍼니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9분 능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둔 상황인데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핑크퐁컴퍼니가 28일부터 11월3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더핑크퐁컴퍼니가 희망하는 공모가격의 범위는 3만2천~3만8천 원 사이.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592억~5453억 원이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신주 200만 주를 발행해 700억 원 안팎의 금액을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현재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는 점에서 더핑크퐁컴퍼니 역시 수요예측에서 무난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3분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새로 상장한 기업 16곳 가운데 12개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이 가운데 15곳은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격의 상단에 확정되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증권사에서 기업공개 시장을 놓고 과거 호황 수준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활황을 타고 있다는 것도 더핑크퐁컴퍼니에게는 반가운 징조로 지목되는 지점이다.
내부적으로도 상장에 호재가 될 만한 소식을 연달아 전하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23일 ‘2025년 K콘텐츠 AI(인공지능) 혁신 선도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에 최종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사업 가운데 단일 과제로 최대 규모인 총 100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 주도형 대규모 사업이다.
더핑크퐁컴퍼니의 글로벌 IP(지적재산) 사업 운영 경험과 AI 기반 콘텐츠 제작 체계를 국가가 인정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수요예측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5세 영유아를 타깃 시청자층으로 한 5인 가족 캐릭터 ‘베베핀’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베베핀에 새 캐릭터 ‘민지’를 추가했는데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공개 3주 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수 3천만 회를 넘겼다.
하지만 수요예측 흥행을 자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우선 더핑크퐁컴퍼니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비교기업으로 꼽은 SAMG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SAMG엔터 주가는 올해 초 1만3천 원대에 불과했으나 상반기에만 6배 높은 9만48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주가는 하반기에 힘을 쓰지 못하면서 40% 이상 빠졌다. 최근 여자아이돌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가 SAMGE엔터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속 캐릭터인 ‘하츄핑’과 관련한 인증샷을 여러 장 올린 덕분에 주가가 20% 반짝 상승했지만 28일 현재 9% 이상 하락 중이다.
실적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염려도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더핑크퐁컴퍼니의 매출 증가율은 2022년 40.7%, 2023년 -24.9%, 2024년 10.8%, 2025년 상반기 –7.2%로 들쑥날쑥하다. 영업이익은 계속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 상반기 –4.8%로 감소 전환했다.
▲ 더핑크퐁컴퍼니가 밀고 있는 3D 인간 가족 캐릭터 '베베핀'. <더핑크퐁컴퍼니>
종속기업과 관계기업의 실적 악화도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증권신고서에 “상해유혜과기유한공사, 베이비샤크게임즈 등 일부 종속기업은 사업 부진으로 손상차손을 인식했으며 관계기업인 레드독컬처하우스 역시 2024년 순손실 12억3900만 원 기록해 손상차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더핑크퐁컴퍼니의 모회사처럼 인식되고 있는 삼성출판사와의 관계도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더핑크퐁컴퍼니는 2010년 코스피 상장사인 삼성출판사의 자회사로 세워졌다. 꾸준한 외부 투자 유치 등으로 삼성출판사가 보유한 지분이 16.8%까지 떨어져 현재는 관계회사로 분류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관계가 여전히 유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김민석 더핑크퐁컴퍼니 대표이사가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이사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더핑크퐁컴퍼니가 향후 삼성출판사 지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출판사는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 흐름을 끊지 못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애초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수정하면서까지 삼성출판사와 연관이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증권신고서 1차 수정본에 원래 없던 삼성출판사 관련 문단을 추가하면서 “당사는 매년 초 내부거래위원회에서 삼성출판사와 연간 거래를 사전 승인받고 있다”며 “삼성출판사가 더핑크퐁컴퍼니의 의사결정기구나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한 적도 없고 경영진의 상호 교류도 없다”고 강조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