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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버티칼 AI'는 게임으로만 향하지 않는다, '프로그래머' 김택진 10년 열정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5-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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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버티칼 AI'는 게임으로만 향하지 않는다, '프로그래머' 김택진 10년 열정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창업주는 10년 전부터 AI 시대의 도래를 예견하고 관련 투자에 집중해왔다. <그래픽 씨저널>
[비즈니스포스트]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의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 듯 이제는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의 시대로 가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창업주가 2018년 사내 AI 콘퍼런스에서 한 이야기다. 김택진 대표가 AI 시대의 도래를 예전부터 예견하고 준비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넥슨, 크래프톤 등 국내 대형 게임회사부터 EA같은 글로벌 게임 공룡까지, 최근 게임업계의 화두로 AI가 떠오르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그 최전선에 서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진행한 그룹 전체의 2025년 신입 공채에서 AI 인재 채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서류·면접 단계에 ‘AI 활용 능력’ 역량 검증을 도입했다. 

조직적 측면에서도 AI 자회사인 엔씨AI를 축으로 독립적 연구개발 체계를 갖추고, 자체 인재풀을 확대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엔씨소프트의 버티컬 AI, 다른 게임회사들의 AI와 어떻게 다른가

재미있는 점은 김택진 대표가 내세우고 있는 AI의 방향성이 다른 게임 회사들과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전면에 내걸고 있는 AI 사업 모델은 바로 ‘버티컬 AI’다. 

버티컬 AI란 LLM(거대언어모델) 등의 범용 거대 모델을 기반으로 두고, 그 모델을 업계 특성에 맞게 세밀하게 조정해 현업에서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방식을 뜻한다. 

버티컬 AI를 내세웠다는 것은 엔씨소프트가 자신들의 AI를 서비스할 수 있는 분야를 본업인 게임산업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엔씨소프트가 단순한 게임회사를 넘어 ‘AI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AI를 활용한 여러 가지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패션, 쇼핑, 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복수의 산업분야가 엔씨소프트 AI의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패션산업이다. 엔씨AI는 이미지 생성 AI ‘바르코 아트’를 활용해 MLB, 디스커버리 등 패션 브랜드의 신상품 기획·디자인 프로세스 자동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디자이너가 텍스트로 콘셉트를 제시하면 인공지능이 다수의 시안을 빠른 시간 안에 생산·변형해낸다. 전자상거래 영역에서도 상품 설명문·마케팅 카피 자동 생성,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등 상용화를 겨냥한 서비스가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여전히 본무대는 ‘게임’, 아이온2에서 엔씨소프트 AI 기술 성과 꽃피운다

물론 엔씨소프트가 본업인 ‘게임’을 홀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엔씨소프트 AI의 주요 무대는 게임이다. 

김민재 엔씨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 5월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플레이엑스포’에서 “현재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과 운영 등 전 과정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 단계에서 스트와 이미지, 비디오, 보이스, 사운드, 3D,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자동번역이나 채팅 자동 필터링 등 운영 측면에서도 AI가 기여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11월 출시 예정인 엔씨소프트의 기대 신작 ‘아이온2’의 개발 과정에서 AI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연수 엔씨AI 대표는 올해 7월16일 열린 ‘AI 프렌즈 세미나’에서 “게임개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엔씨AI의 ‘바르코3D’ 모델”이라며 “엔씨소프트에서도 이 서비스를 가장 좋아하고 아이온2에도 많이 활용됐다”고 말했다. 

바르코3D 모델은 텍스트나 이미지를 기반으로 3D 모델을 구현해주는 AI 서비스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의 디자인을 바르코3D에게 텍스트로 설명해주면, AI가 그 설명에 맞는 아이템의 3D 모델을 뽑아낼 수 있다. 

◆ 개발자 출신 창업주 김택진, 10년 넘은 열정 과실 보여줄까

엔씨소프트가 자신있게 AI를 기업의 전면에 내세울 수 있게 된 데에는 AI를 향한 김택진 대표의 열정이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업계 최초로 AI 연구조직을 설립했으며 2023년에는 흩어져 있던 조직을 대표 직속 리서치본부로 통합했다. 

국내 게임회사 가운데서는 최초, 국내 대기업을 모두 포함해서는 여섯 번째로 자체 LLM ‘바르코(VARCO)’를 개발한 기업이기도 하다. 

2024년 ICASSP 학술대회 논문 4편 채택, 2023년 WMT 도메인 특화 번역 부문 1위 등 대외 성과도 거뒀다. 

단순히 기술 개발 뿐 아니라 윤리의 관점에서도 ‘엔씨 AI 윤리 프레임워크’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미리 주목하고, 게임을 넘어 다방면으로 엔씨소프트의 AI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이유를 두고 김 대표의 ‘출발’에서 찾는 시선도 있다. 

김 대표는 게임개발자 출신 사업가로 알려져있지만, 김 대표가 개발자 인생을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창업주와 함께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대명사로 꼽히는 ‘한글1.0’을 개발하면서였다. 

이후 한메소프트를 창업해 ‘한메 한글’을 개발했고, 군대에 다녀온 뒤 현대전자에 입사해 국내 최초의 인터넷 서비스(포털사이트) ‘아미넷’을 개발했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자의 인생을 시작한 것은 한글1.0의 개발 이후 8년이 지난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업하면서부터였고, 그 전에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주력해왔던 셈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선정한 국가대표 AI 회사 5개가 이제 반년에 하나씩 줄어들게 되는데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최종까지 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을 정도로 AI는 엔씨소프트에게 굉장히 중요한 축”이라며 “김택진 대표가 경영자, 사업가보다 개발자에 가깝기 때문에 그 진심을 통해 엔씨소프트에서 10년 넘게 AI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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