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SUV 신차 출시를 늘려 올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6일 “현대차가 2018년까지 모든 크기의 SUV제품군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올해 소형SUV를 출시한다”며 “현대차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신흥국 등에서 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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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차는 올해 3월 국내에 소형SUV를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출시한 신형그랜저의 신차효과를 소형SUV로 이어가면서 판매량을 꾸준히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차효과는 차량이 출시된 뒤 6개월까지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과 중동 등에도 신차를 출시하려고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차는 올해 3월 중국에 현지전략모델인 위에둥을 출시하는 데 이어 상반기 브라질에 소형SUV 크레타와 신형 쏠라리스를 출시한다. 또 러시아에는 크레타의 신규트림을 판매하고 중동에는 새로 개발하고 있는 소형SUV를 선보이기로 했다.
SUV는 다른 차종과 비교해 판매단가가 높아 수익성이 높은 차종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SUV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를 확대할 경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SUV를 가장 많이 출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강판값 인상, 중국정부의 구매세 인상 등은 현대차에 부담을 안겨줄 요인으로 꼽힌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자동차강판값 인상 등으로 수익성에 다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자동차강판값은 철강재 가격상승으로 톤당 8만 원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현대차는 국내에서 1천억 원 정도 비용이 더 들 것으로 전 연구원은 바라봤다.
중국정부가 올해부터 사실상 구매세를 높이는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가 올해부터 1.6L 이하 차량 구매세를 지난해보다 2.5%포인트 오른 7.5% 적용하면서 중국에서 판매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현대차는 중국판매가 줄어들거나 인센티브 확대경쟁에 뛰어들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하면 현대차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7조2435억 원, 영업이익 6조53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6년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16.5% 증가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동차부문에서 판매 인센티브와 판매보증충당금 증가로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3조6490억 원, 영업이익 5조1935억 원을 냈다. 2015년과 비교해 매출은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3%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5조7190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12.1% 줄었다. 2014년 1분기 이후로 열두 개 분기째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에서 판매인센티브가 대폭 늘어났고 달러환율이 상승하면서 판매보증충당금으로 4340억 원가량 손실을 봤을 것”이라며 “금융부문에서 임대차량의 가치가 깎이고 미국금융법인의 이익이 감소하면서 손실폭이 확대됐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동차사업과 금융사업에서 영업이익을 각각 3조4810억 원, 7030억 원 냈다. 2015년과 비교해 자동차사업 영업이익은 32.3%, 금융사업 영업이익은 23.1%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