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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이디야 이제는 샌드위치 신세인데, 문창기 대표 자주 바꾸고 승계작업 관심 둬

이승열 기자 wanggo@businesspost.co.kr 2025-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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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이디야 이제는 샌드위치 신세인데, 문창기 대표 자주 바꾸고 승계작업 관심 둬
▲ 문창기 이디야 회장이 2025년 4월1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열린 창립 24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디야>
[비즈니스포스트] 커피전문점인 이디야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와 저가 커피 브랜드 사이에 끼어 포지션이 애매모호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디야는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스타벅스 등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과 경쟁을 벌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2천 원대 이하 가격의 저가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격 경쟁력은 저가 브랜드에 뒤지고, 내부 분위기와 인테리어 등 공간 경험은 고급 브랜드에 미치지 못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실적도 감소세다. 이디야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을 보면 2022년 2778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3년 2756억 원으로 역성장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2420억 원으로 완연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141억 원에서 2021년 190억 원으로 늘었으나 2022년 100억 원, 2023년 82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2024년 97억 원으로 반등했지만, 이는 비용 절감 등 내부 조정의 결과로, 예전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상황에서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리브랜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문 회장은 “단순히 인테리어나 디자인의 변화를 넘어 고객의 마음을 두드리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디야의 브랜드 리뉴얼은 크게 봤을 때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 구축 △매장 환경 개선 △가격 및 메뉴 재정비 △가맹점주 지원 강화 등의 내용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디야는 ‘ODO’와 같이 초성을 활용한 상표권을 새롭게 출원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광고모델(배우 변우석)을 기용했다. 

아울러 해외, 특히 동남아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 라오스 현지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고, 캄보디아와 미얀마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 회사 위기 상황에서 잦은 CEO 교체

그런데 문창기 회장이 추진하는 이디야의 리브랜딩은 시작부터 그 진정성을 의심받으며 난관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진두지휘해야 할 CEO가 자주 교체되면서다.  

이디야는 오랜 기간 문창기 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다가 2022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같은 해 6월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 출신인 이석장 대표를, 7월에는 파르나스호텔 대표이사를 지낸 권익범 대표를 각각 영입해 문창기·이석장·권익범 3인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석장 대표가 2023년 6월 물러난 데 이어 12월에는 권익범 대표도 사임했다. 뒤이어 2024년 4월 취임한 롯데 출신 김상수 대표도 8개월 만에 물러났다. 

현재는 2025년 1월 취임한 조규동 대표가 문창기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조 대표는 2001년 오리온그룹에 입사했고 SPC그룹을 거쳐 2018년 이디야에 합류해 개발운영본부장, 가맹사업본부장, SCM본부장, R&D본부장, 유통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업계에서는 전문경영인의 잦은 교체가 이디야 내부의 혼란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너의 지나친 영향력이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문창기의 시선은 지배력 강화에

하지만 문창기 회장의 시선은 회사의 리브랜딩보다는 내부 지배력 강화와 승계 작업에 향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회장은 2024년 4월 장남인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또 같은 시점에 공동투자자인 김선우 고문이 보유하던 지분 25%를 164억 원을 들여 자사주로 매입했다. 

이에 따라 이디야의 지분구조는 문 회장 67%, 문승환 본부장 6%, 차남인 문지환 씨 2% 순으로 짜여졌다. 나머지 25%는 자사주다. 

외부 투자자 지분이 정리되고 문 회장 일가가 사실상 전체 지분을 확보하면서 회사에 대한 문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또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등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 

업계에서는 문 회장이 외부 투자자 지분을 자사주로 확보한 것을 두고 2세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디야는 회사의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고액의 배당을 실시해 비판을 받았다. 이디야는 2020년 38억 원, 2021년 80억 원, 2022년 31억 원, 2023년 53억 원, 2024년 70억 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이 또한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 문창기와 문승환은 누구?

문창기 회장은 1962년생으로, 영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동화은행과 삼성증권을 거쳐 투자자문사인 유레카벤처스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지낸 금융인 출신이다. 2004년 이디야를 인수해 커피전문점 업계에 발을 들였다. 

문승환 본부장은 1993년생으로, 2019년 이디야에 입사해 2년간 평사원으로 일하다가 퇴사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 AT커니, 딜로이트 컨설팅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2023년 말 이디야로 복귀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았고 2024년 4월 사내이사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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