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올해 해외 건설사업에서 부진을 털어내고 실적개선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중동 건설현장에서 계속 영업손실을 봐왔는데 올해 대부분의 공사가 마무리된다.
◆ 대림산업, 올해 건설과 석유화학 모두 성장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대림산업은 올해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건설과 석유화학 두 부문이 동시에 실적을 개선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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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대림산업은 2011년부터 5년 동안 석유화학부문에서 영업이익이 5.5배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주력인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2012년 4264억 원을 정점으로 감소해 지난해 1326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대림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세운 현지 산업플랜트 시공법인(DSA)이 수년 동안 적자를 낸 탓이다. DSA는 2014년과 2015년에 모두 영업손실 7천억 원 이상을 본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350억 원가량을 냈다.
이 때문에 대림산업은 실적이 늘지 못했다. 2014년에 대규모 적자를 본 뒤 2015년에 흑자로 돌아서긴 했으나 건설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1.7%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DSA가 지난해 4분기 말에 7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하며 건설부문의 기조도 바뀌고 있다.
대림산업이 DSA를 통해 건설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진행률이 대부분 90%대 후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른 시일 내에 준공이 마무리돼 해외사업 리스크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림산업은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건축부문의 매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플랜트부문의 원가율이 정상화돼 전체적인 이익률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대림산업 사업의 두가지 축 가운데 하나인 석유화학부문도 폴리에틸렌(PE)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의 강세가 올해도 지속돼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이해욱, 건설경기 불확실성에 신중한 태도
대림산업은 올해 매출 11조 원, 영업이익 5300억 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24.7% 늘어나는 것이다.
대림산업이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겠다고 발표한 것은 2013년도 경영계획을 세운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수익성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올해 국내외 건설경기가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는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대림산업에 따르면 이해욱 부회장은 아직 2017년도 경영계획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현재 경영진들과 함께 올해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르면 2월 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건설사 CEO들이 1월 초에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고심은 대림산업이 올해 달성하겠다고 내세운 신규수주 목표에서도 확인된다.
대림산업은 올해 모두 9조9500억 원의 일감을 새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이 가운데 5조 원을 건축부문에서 수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림산업은 2014년부터 건축부문의 수주를 확대해 전체 신규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67.8%까지 늘렸는데 이를 올해 50%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공급과잉 등 국내 주택경기가 올해 급랭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온 이란에서 올해 박티아리 댐과 수력발전소(25억 달러) 등의 일감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