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부산 토박이 에어부산 빈자리 노린다, 조중석 부산 국제선 수요 흡수로 몸값 높이기 주력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9-04 16: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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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스타항공이 최근 부산 김해공항을 오가는 국제선 노선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으로 부산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어부산 빈 자리를 메워 부산 여객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향후 에어부산의 빈 자리를 염두에 두고 부산발 국제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의 매각을 염두에 두고 사업 확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부산 국제선에 신흥 강자 입지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4일 이스타항공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오는 10월 부산발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 일본노선에 취항 예정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으로 이스타항공의 김해공항 국제선 노선은 김해~중국 옌지 단 하나뿐이었지만, 같은 해 하반기부터 회사는 대만 타이베이, 태국 치앙마이, 베트남 푸꾸옥, 일본 오키나와·구마모토 등으로 노선망을 넓혔다. 오는 동계시즌(10월26일부터) 부산 출발 국제선 노선은 10개로 늘어난다.
이스타항공은 2026년 상반기까지 도입할 예정인 항공기 6대를 ‘정비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김해공항에 등록한다는 방침을 세워뒀고, 부산발 노선에 투입할 신입 승무원 채용을 현재 진행하고도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부산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2024년 연간 896만 명으로, 2023년 649만 명보다 38.0% 증가했다. 올해 1~7월 이용객 수도 575만8995명으로 14.6% 증가했다.
국내 LCC의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 경쟁이 치열한 만큼, 후발주자인 이스타항공의 부산 공략의 성공 여부는 현재로선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부산 지역 거점항공사 에어부산은 일본·중화권·동남아 등을 아울러 부산발 국제선 24개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 역시 국제선 17개, 진에어는 14곳을 운항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부산~치앙마이, 부산~푸꾸옥 등은 이스타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노선으로 부산·경남 지역 여행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향후 순차적으로 계속 부산발 국제선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스타항공 직원이 지난 3일 부산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여행객들에게 부산발 국제선 확대를 알리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중석 대표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026년 말 통합 예정으로, 이에 따라 추진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합병이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요건에 따라 3사 통합 LCC가 독과점하는 노선 운항 횟수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한 만큼, 김해공항 국제선 경쟁도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진에어를 중심으로 둔 3사 통합 계획에 따라, 부산 거점 항공사 ‘에어부산’이 사라진다면 기회가 생길 것이라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지난 8월부터 다수의 기업·투자자에 이스타항공 매각 의사를 타진하며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그동안 인수대금과 유상증자 등으로 회사에 2500억 원을 투입했다.
매각 희망가격으로 6000억 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를 모두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평가절하 요인은 이스타항공이 지속적 외형확대에도 아직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612억 원, 영업손실 374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214.4% 늘고 영업손실은 35.8% 줄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