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1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5개 기관(은행연합회·금융연구원·금융연수원·국제금융센터·신용정보원) 합동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은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려면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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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18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5개 기관 합동 신년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그는 정권이 바뀔 경우 은행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을 질문받자 “성과연봉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은행이 버틸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생존의 문제다”고 대답했다.
하 회장은 “한국의 은행들은 수익과 비교한 비용의 효율성이 나빠 수익률도 낮은데 이 비용의 절반 이상을 인건비가 차지한다”며 “노사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성과평가체계를 도입해 성과연봉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은행업 발전의 촉매제’로 표현하며 긍정적인시각을 보여줬다.
그는 “K뱅크가 조만간 은행연합회 회원으로 들어오는데 20년 만에 맞이하는 신규회원”이라며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의 은행과 이해상충 문제를 빚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존 은행의 규제와 프로세스 등도 함께 더욱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앞으로 핀테크사업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스크관리, 고객서비스, 업무프로세스, 대고객채널 등에 핀테크를 적극 이용해 효율성이 높은 새 은행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은행권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글로벌 시장에 더욱 빠르게 진출해야 한다”며 “고령화사회의 새로운 금융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신탁 등 자산관리(WM)사업을 강화해 자본효율성이 높은 방향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를 지나치게 빨리 올리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공시를 보면 대출금리가 최대 4%대 중반으로 나왔지만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 초중반대 수준”이라며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는 비판을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 뒤 5년물 채권금리가 0.4%포인트 상승했는데 주택담보대출금리도 그만큼 올랐다”며 “한국의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렸는데도 실제 금리가 3% 초중반대라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가계부채와 관련해 “한국의 가계부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문제가 더욱 나빠지기 전에 처방을 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구체적 지원방안을 놓고 은행권과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