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2025-08-01 10: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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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럽 과학자들이 남극의 상황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해저 지형지도를 작성했다.
31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과 아일랜드 코크 대학 연구진이 합동으로 남극 해저 지도화 작업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과 아일랜드 코크 대학 연구진이 공개한 남극 해저 지형 지도. 파란색이 짙을수록 수심이 깊은 지역이라는 뜻이며 분홍색 선들은 다중빔 음향 측심기(MBES)를 통해 파악한 해저 협곡 위치와 방향이다. <사이언스 다이렉트>
양측 연구진은 이번 지형 데이터를 보고서로 정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다이렉트'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남극 해저에 위치한 협곡 332개의 정보가 담겼다. 가장 큰 협곡은 깊이가 4천 미터로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보다 두 배 이상 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얻은 데이터를 미루어볼 때 남극 해저 지형이 해수의 흐름과 기후변화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암블라스 합동연구팀 연구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남극의 협곡은 다른 곳들과 비슷하긴 하지만 극지방의 얼음층과 장기간 퇴적 작용으로 다른 곳보다 더 크고 깊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수심 측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후 모델을 개선해 남극 협곡이 미치는 작용을 더 잘 표현하고 예측 신뢰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학계는 지구 전체 해저 면적의 약 27%만을 지도화해 놓았다. 나머지는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 해저 상황의 변화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리카르도 아르시오 합동연구팀 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해저 협곡은 외해의 따뜻한 물을 해안선으로 흐르게 해 떠다니는 빙붕을 얇게 만들고 지구 해수면 상승에 기여한다"며 "해저 지형이 물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지도화하는 것은 기후위기 영향을 예측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