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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초과 야근 폐지 '백기투항', 허영인 계열사 저수익성·저임금 해결 '첩첩산중'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7-31 17: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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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초과 야근 폐지 '백기투항',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11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영인</a> 계열사 저수익성·저임금 해결 '첩첩산중'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게 공장 노동환경 등에 관해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질책에 근무체계 개편에 나섰다. 외부 압력에 따른 결단이긴 하지만 반복돼 온 SPC그룹 노동자 사망 사고의 고리를 끊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허 회장의 결단에도 근무제 개편을 완전히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고비를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 계열사들은 매우 낮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제도 개선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29일부터 노동조합과 근무체계 개편을 위한 협의를 본격 시작했다. 

앞서 27일 SPC그룹은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긴급 개최한 뒤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SPC의 잦은 산업재해 사망사고 원인이 야간 장시간 노동 탓이 아니냐고 지적한 지 이틀 만의 일이다. 허 회장은 당시 이 대통령에게 주야간 12시간 맞교대 근무 방식을 단계적으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SPC그룹은 필수 품목 외에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해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주간 근무 시간도 점차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사고 위험 차단에 나선다.

올 4월 SPC그룹 전체 기준 근무체계 비율은 2조 2교대 53.7%. 3조 2교대 17.9%, 주간고정 27.7%로 파악된다. 

SPC그룹은 2027년까지 2조 2교대 근무는 20% 이내, 3조 2교대 근무는 60%, 주간고정은 20%로 개선하기로 했다. 2교대 근무는 장기적으로 폐지할 계획을 세웠다.

또 근무체계 개편을 위해 인력 확충, 생산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구조를 완전히 바꾸고 각 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2조 2교대는 노동자들을 두 조로 나눠 각 조가 하루 12시간씩 교대로 주간과 야간 근무를 하는 근무형태다. SPC그룹의 경우 1주일에 4일 간 최대 근로시간 8시간을 넘는 3시간(식사시간 1시간 제외)의 연장 근로가 발생한다. 

이같이 낮과 밤을 바꿔가며 근무하는 형태의 교대근무는 노동자의 신체의 부담을 주고 야간 근무 시 집중력 저하로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최근 3년 사이 SPC 계열사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 3건 중 2건은 새벽 시간에 발생했다. 

5월 SPC삼립 시화공장 사고 당시에도 맞교대 근무와 장시간 야간 노동이 사망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부 압박에 따른 모양새긴 하지만 허 회장 이번에 내린 야간 초과근로 중단 결정은 안전사고 예방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PC 8시간 초과 야근 폐지 '백기투항',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11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영인</a> 계열사 저수익성·저임금 해결 '첩첩산중'
▲ SPC삼립 시화공장 내 사고 현장. <시흥소방서>
다만 허 회장이 새로운 근무체계를 완전히 정착시키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첩첩산중’이다.

3교대 전환은 SPC 입장에서 인건비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같은 생산 라인에서 2교대 체계가 3교대로 변경되면 시간당 투입인력이 같아도 고용 인력이 1.5배 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SPC그룹의 수익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SPC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SPC삼립 2.77%, 파리크라상 1.55%, 샤니 1.67%였다. 이들 계열사는 두 자릿수가 안 되는 매출 후퇴에도 영업손실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근무제 개편에 따른 인건비 상승 압력이 회사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노동자 입장에서도 기존 2교대 근무자의 경우 각각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받을 수 있는 야간근무와 초과근무가 줄면 임금이 감소하게 된다. 

SPC삼립 시흥공장 시급 1만353원을 기준으로 1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하는 노동자는 1달에 기본급 약 216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교대 체제에서 주간에만 하루 3시간씩 연장근무를 하면 약 297만 원을, 주간과 야간 연장 근무를 병행하면 약 330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3교대 주간 근무를 하게 되면 임금이 30% 넘게 깎일 수 있는 것이다. 

SPC뿐 아니라 신선식품을 생산하는 식품업계에서는 24시간 라인을 돌리며 2조 2교대 근무제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회사와 낮은 임금 때문에 야간 연장 근무를 찾아 나서는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관행처럼 굳어진 것이다.

더욱이 SPC그룹은 제빵업계 압도적 1위 업체지만 연봉 수준이 높지 않다. 지난해 기준 SPC삼립 생산직의 남녀 연봉은 각각 4128만 원, 3898만 원, 롯데웰푸드의 생산직 남녀 연봉은 각각 6500만 원, 5200만 원이었다. 

근무 체계 변경 뒤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위해 야간 연장근무를 찾아 떠날 업체들이 지천에 깔려있다는 얘기다.

SPC그룹은 노조와 협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관련 우려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허 회장이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개편해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임금 보전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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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겁박에 야근 없어진건데 줄어든 임금은 왜 회사가 책임집니까? 정부가 보존해줘야지   (2025-08-01 17:5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