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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해킹사고 SK텔레콤 가입자 모셔라', KT 1조 '보안 투자' 승부수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07-15 10: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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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해킹사고 SK텔레콤 가입자 모셔라', KT 1조 '보안 투자' 승부수
▲ 이병무 KT AX혁신지원본부장(왼쪽)과 황태선 KT 정보보안실장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에서 열린 ‘고객 안전·안심 활동 기자단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KT가 정보보안 경쟁력을 앞세우며 향후 5년간 1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 이후 보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삼성 갤럭시 신제품 출시로 촉발된 통신 3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안전한 통신사’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T는 15일 오전 10시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에서 ‘고객 안전·안심 활동 기자단 브리핑’을 열고 정보보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명제훈 KT 서비스프로덕트본부장, 황태선 KT 정보보안실장, 이병무 KT AX혁신지원본부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본부장, 서창석 KT 네트워크본부장,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해 향후 보안 강화 청사진을 직접 소개했다.

KT가 이날 공개한 핵심 내용은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 원 이상을 투자, 가입자들이 안심하고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보호 체계를 전면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협업 약 200억 원 △제로 트러스트, 모니터링 체계 강화 약 3400억 원 △보안전담인력 충원 약 500억 원 △현행 정보보호공시 수준 유지 및 점진적 개선 누적 6600억 등이다. 

이는 지난 4월 SK텔레콤이 같은 기간 동안 정보보호에 7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3천억 원 더 많은 것이다.

황태선 KT 정보보안실장은 이날 “단순한 예산 확대가 아니라 보안의 기준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KT의 강력한 의지”라고 말했다.

KT는 통신 3사 가운데 정보보호에 가장 많은 투자를 집행해왔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공시 종합포털에 따르면 KT는 2024년 정보보호에 1250억 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3%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828억 원으로 31% 증가했고, SK텔레콤은 933억 원으로 7.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황 실장은 “기존 대응체계에서 벗어나 선제적 기준을 만들려고 한다”며 “체계적 기술적, 관리적 정보보활동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정보보안 태세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 '해킹사고 SK텔레콤 가입자 모셔라', KT 1조 '보안 투자' 승부수
▲ 이병무 KT AX혁신지원본부장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에서 열린 ‘고객 안전·안심 활동 기자단 브리핑'에서 KT 보안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KT는 정보보호 투자를 바탕으로 △AI 모니터링 체계 강화 △글로벌 협업 및 진단 컨설팅 확대 △제로트러스트 체계 완성 △보안전담인력 확충 등의 4대 과제를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화자 인식 딥보이스 탐지까지 가능한 ‘KT AI 보이스피싱 탐지 2.0; 서비스를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사용화하겠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이 서비스는 범죄자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통화 중 음성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문맥상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주의 또는 경고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KT는 기존 91.6% 수준의 탐지 정확도를 9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문자 기반 스팸 대응 시스템도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스팸 신고 데이터를 학습해 의심 문자를 탐지하고, 악성 URL·발신번호·문자 내용·발송 사업자 등을 차단하는 ‘AI 클린메시징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기업 가입자를 위한 보안 강화 조치도 이어진다. KT는 대규모 디도스 공격에 대비해 ‘클린존’ 서비스의 방어 용량을 올해 배 이상 확대하고, 디도스 공격 탐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링 대시보드를 8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AI 기반 선제적 디도스 대응 체계를 연내 도입하고, 9월에는 기존 AI 메일 보안 서비스에 위협 리포트를 제공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날 KT가 정보보호와 관련한 별도 설명회를 연 것은 최근 SK텔레콤에서 유심(USIM) 해킹 사고가 발생한 이후 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SK텔레콤의 번호이동 해지 위약금 면제 기간이 지난 14일로 조기 종료되고, 통신 3사가 본격적 가입자 유치 경쟁에 돌입한 시점에서 KT가 보안 관련 간담회를 연 점도 주목된다.
 
[현장] '해킹사고 SK텔레콤 가입자 모셔라', KT 1조 '보안 투자' 승부수
▲  황태선 KT 정보보안실장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에서 열린 ‘고객 안전·안심 활동 기자단 브리핑'에서 KT 정보보호 현황 및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업계는 이번 행보가 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보안’ 약점을 부각시키며, KT의 상대적 우위를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실제 15일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과 플립7의 사전예약이 시작되며, 22일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있어 통신 3사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시장 환경에선 공시지원금 외에 소비자에 호소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가 제한적인 만큼, KT는 최근 해킹 사고로 인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보안’을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운 것으로 보인다.

통신 가입자 입장에서 얼마나 안전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통신사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4월 19일 해킹 사고 이후 지금까지 약 83만5천 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7월5일부터 14일까지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 기간에만 16만6천 명이 떠났다. 보안 이슈에 대한 실망감이 가입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KT 역시 과거 정보유출 사고를 겪은 전력이 있지만, 이번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서는 KT의 네트워크에서 별다른 악성코드가 발견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T는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정보보호 역량을 부각시키며 보안 투자를 통해 통신 가입자 신뢰 확보와 신규 가입자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황 실장은 이날 “SK텔레콤 사고 이후 자체 진단과 정부와 합동점검 결과 KT의 보안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보안체계를 고도화해 온 결과”라며 “새로운 보안 기준을 만드는 기업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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