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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미 해군 MRO 수주 또 고배, 20조 MRO 시장 마수걸이 '쉽지 않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07-09 1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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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이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미 해군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사업 수주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고 있다.

연초 2~3척을 수주하겠다는 올해 목표 달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조선·방산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상선보다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MRO 사업 수주전에서 초기부터 입찰하지 않으며 첫 단추부터 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 미 해군 MRO 수주 또 고배, 20조 MRO 시장 마수걸이 '쉽지 않네'
▲ 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사업 입찰 자격을 얻은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주 소식이 알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경영진들이 지난 4월 미국 미시시피주에 위치한 헌팅턴잉걸스 조선소 현장을 방문해 기념촬영하는 모습.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해양 방산 라이벌인 한화오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미국 본토에 MRO 거점을 마련하는 등 해군 MRO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과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미 해군 MRO 사업 수주전에서 '와신상담'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앞서 8일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보급함 ‘찰스드류호’ MRO 사업을 수주하면서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있었던 두 차례 미 해군 MRO 입찰에서 모두 수주에 실패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해군 함정 MRO 입찰 자격인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한 지 1년이 지났지만, MRO 사업을 위해 활용하려 했던 울산조선소 4, 5번 도크는 개점 휴업 상태다.

해양 방산업계에서는 지원함 MRO 사업이 최저가 낙찰제에다 입찰자격을 보유한 아시아 지역 조선소가 많아 HD현대중공업이 가격경쟁에서 밀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HD현대중공업 측은 2024년도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보급선 위주의 MRO 사업은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MRO 사업 확대로 방향 전환하는 것이 다소 늦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입찰 자격을 획득한 뒤, 2024년에 실시한 입찰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며 “MRO 사업 진출 초기에 이력을 쌓았다면, 후속 수주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지난해 8월 미 해군 MRO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11월에도 수주에 성공했다.이어 올해 7월 세번째 수주도 따냈다.  

한화오션은 2024년 8월 제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윌리쉬라호' MRO 사업을 수주해 지난 2025년 3월 인도했다. 또 2024년 11월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함' MRO 사업을 수주해 2025년 6월 인도했다.

특히 지난해 첫 수주한 군수지원함 ‘윌리쉬라호’ 정비사업에서는 작업 도중 새로운 정비 소요를 발견하고, 기존 계약에 비해 추가 매출을 일으키는 정정계약까지 체결하며, 기술력 입증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비즈위트(BIZWIT)에 따르면 미 해군 MRO 시장은 연 2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MRO 시장 점유율 1%를 차지해도 특수선 사업부의 연 매출에 약 2000억 원을 더할 수 있는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사업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미 해군 MRO 사업을 낙점하고, 2024년 7월 국내 조선사 최초로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국내 조선사 최초로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는 등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미 해군은 자국 내 조선소에서 MRO를 받는 게 원칙이지만, 해외에 기지를 둔 제5·6·7함대 소속 함정들은 작전 지역 인근에 위치한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한 조선소에서 MRO를 받을 수 있다.

HD현대그룹이 주춤하는 사이 이미 3건을 수주한 한화오션은 미국 본토에 기지를 둔 제2·3·4함대를 대상으로 한 MRO 수주를 적극 타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2024년 12월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는 미국 정부의 시설인증보안(FCL)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민간기업에 기밀사항을 다룰 자격을 주는 것으로 미 해군 MRO 사업 진출을 위해 필수 요건이다.
 
HD현대중공업 미 해군 MRO 수주 또 고배, 20조 MRO 시장 마수걸이 '쉽지 않네'
▲ 한화오션이 지난 3월 미 해군에 인도한 군수지원함 '윌리쉬라호' 모습. 한화오션이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이 군함의 유지·정비·보수(MRO)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오션>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필리조선소는 해군 지원선 MRO 사업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해군 기지와 인접한 지리적 요건을 갖춘 곳으로 한화오션 미국 MRO 사업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HD현대그룹은 미국 최대 규모의 해양방산 조선소 '헌팅턴잉걸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필리핀 마닐라와 수빅에 각각 '엔지니어링오피스'를 설립하는 등 MRO  사업을 위한 해외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MRO 사업은 군함 수주 성사 여부에 따라 요동치는 특수선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어 HD현대와 한화 모두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한화오션이 수주한 MRO 사업 매출은 1척당 수백억 원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 부문은 2024년 매출 1조1447억 원, 영업이익 990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73.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30% 증가한 수치다.

HD현대그룹 측은 “향후 예정된 입찰 건에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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