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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는 어떻게 5년만에 기사회생했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8-29 13: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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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리버는 어떻게 5년만에 기사회생했나  
▲ 박일환 아이리버 사장

아아이리버가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이리버는 최근 SK텔레콤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는데,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이리버가 상반기 매출 227억 원, 영업이익 5억4천만 원, 당기순이익 6억2천만 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아이리버가 반기 연결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흑자전환의 일등공신은 아이리버가 2012년 내놓은 휴대용 음향기기 ‘아스텔앤컨(Astell&Kern)’이다.

아스텔앤컨은 시중에 유통되는 음원 중 최고수준의 음질인 무손실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다. 무손실음원이란 스튜디오나 콘서트홀에서 녹음한 원음에 가까운 고음질음원을 말한다.

아이리버는 과거 MP3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하며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스마트폰시대를 맞아 급격히 추락했다.

그러나 아이리버는 초심으로 돌아가 음향기기에 집중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을 일본, 홍콩, 미국, 유럽 등 30여 개 국가에 수출중이다.

◆ MP3이후 사업다각화로 몰락의 길 걸어

아이리버는 스마트폰에 자리를 빼앗긴 대표적 기업이다.

아이리버는 2004년 매출 4540억 원, 국내시장 점유율 79%, 세계시장 점유율은 25%를 기록하며 지금의 삼성전자, LG전자 못지않은 위상을 자랑했다.

당시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 아이리버 MP3를 귀에 꽂은 모델들이 사과를 씹어 먹는 대형광고가 걸리기도 했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조차 애플 아이팟의 라이벌은 아이리버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아이리버는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MP3시장이 사라졌고 아이리버 역시 소비자들에게 잊혀졌다.

다급해진 아이리버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전자책, 블랙박스, 칫솔살균기까지 내놨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내비게이션 분야는 국내 중소기업에, 전자사전은 일본업체들에게 뒤졌다. 아이리버는 2009년 적자전환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2010년 매출이 1072억 원으로 전성기의 4분의1 수준까지 떨어졌고 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이리버는 어떻게 5년만에 기사회생했나  
▲ 아이리버가 지난 5월 출시한 AK120 II

◆ “초심으로 돌아가자” 음향기기로 반전


아이리버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2011년 가을 초심으로 돌아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부터다.

1999년 창업 때부터 함께했던 엔지니어들이 “끝을 내더라도 우리가 원래 하려던 것을 해보자”며 제대로 된 음향기기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스마트폰과 차별을 두기 위해 음향기기의 핵심인 음질에 집중했다. 제일 자신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시장의 분위기도 그들에게 용기를 줬다. MP3 파일은 낮은 가격으로 대중성은 갖췄지만 용량 때문에 음질이 좋지 않았다. 좋은 음질을 원하는 사람들이 ‘뱅앤올룹슨’이나 ‘닥터드레’ 등 값비싼 음향기기에 몰리며 꾸준한 수요가 발생했다.

당시 아이리버 대표이사로 부임한 박일환 사장도 뜻을 같이 했다. 박 사장은 “‘나는 가수다’, ‘슈퍼스타K’ 등 음악방송이 큰 인기를 끌고 현장에서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현장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는 음향기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리버는 음악가가 만든 원래의 음악에 가능한 가장 가까운 음질을 구현해내는 것을 목표로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당시 프로젝트 이름은 ‘티어드롭(Tear Drop)’으로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게 만드는 플레이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들의 전략은 적중했다. 아스텔앤컨의 첫 모델은 68만 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대에도 많은 소비자들을 불러 모았다. 첫 달에 1천 대 주문이 들어왔다. 1년이 넘자 한달에 5천 대씩 팔렸다. 특히 일본, 홍콩 등 외국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고가의 음향기기로만 들을 수 있었던 고음질 음원을 스마트폰보다 작은 기기로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 아스텔앤컨의 최대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아이리버는 그뒤 다른 사업은 자연스럽게 축소하고 아스텔앤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이리버가 올해 초 출시한 아스텔앤컨 신모델의 가격은 278만 원에 이르지만 판매 이전부터 회사로 직접 문의가 올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아이리버에 대한 전망도 좋은 편이다. 아이리버가 처음 개척한 국내 무손실음원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만 만족하던 소비자들이 더 높은 품질의 사운드를 경험하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지 않지만 무손실음원이라는 고유의 생태계가 강화됨에 따라 더 많은 사용자들이 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SK텔레콤과 시너지 기대

아이리버가 이달 SK텔레콤이라는 새 주인을 만난 만큼 그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두 회사는 SK텔레콤 사옥인 T타워에서 진행한 청음행사나 전시관인 티움(T-um) 전시 참여, SKT 멤버십 쇼핑몰 입점 등 다양한 협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공동마케팅 등 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아이리버 인수 이후 아이리버의 음향기기 제조 및 고음질 오디오 관련 노하우를 통해 앱세서리(모바일 앱+액세서리) 사업 등에 새롭게 진출한다.

아이리버는 현재 무손실음원 판매 사이트 ‘그루버스’를 운영중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이 과거 ‘멜론’을 운영했던 경험을 더해 더 빠르게 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스텔앤컨도 SK텔레콤을 만나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제2의 아스텔앤컨을 개발하고 있다”며 “아스탤앤컨 모델의 보급형 출시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박일환 사장은 “SK텔레콤에 인수되면서 두 회사가 협력해 사물인터넷 분야 등에서 강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이리버가 새롭게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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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아이리버 주가가 1000원 대에서 6000원까지 수직 상승해서 증권가에서 파란을 일으켰었죠... SK 인수와 더불어 흑자전환이라니 정말 대단하네요... 아이리버 살아 있네요~^^   (2014-08-29 19:4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