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떨림방지(OIS) 반도체 참고용 이미지. <동운아나텍>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상호관세 정책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제조 공장이 대미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관세에 대응해 스마트폰 부품사에 단가 인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해당 업체 최고경영자(CEO) 발언도 전해졌다.
김동철 동운아나텍 CEO는 “미국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부품사에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06년 설립한 동운아나텍은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스마트폰용 손떨림방지(OIS)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고객사에 아직은 가격 인하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관세에 직면해 고객사에게 비용을 일부 전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미국 트럼프 정부는 5월23일 삼성전자나 애플 등 업체에 미국 스마트폰 생산설비를 늘리지 않으면 해당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 CEO는 “한국 노동법이 엄격해 비용 절감에 한계가 있다”며 관세 영향에서 벗어난 기업과 국가로 판로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다른 반도체 고객사도 비슷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관세에 직면한 다른 아시아 수출 기업도 여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함께 전했다.
파키스탄의 한 섬유업체는 나이키 공급용 공장을 이집트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한 발광다이오드(LED) 업체도 유럽을 비롯한 다른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자동차 부품사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활용해 관세에 대응하는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와 협력 강화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트럼프 관세 부과 시한인 7월9일을 앞두고 아시아 수출업체가 가격 인하와 신규 고객사 확보 등을 서두르고 있는 정황을 짚은 셈이다.
다만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이후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동운아나텍은 전체 매출 가운데 90% 비중인 스마트폰 반도체 공급을 대부분 중국 업체에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향 물량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관세 영향권에 들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