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7월 예정된 동성제약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이양구 동성제약 회장(왼쪽)과 나원균 대표이사 경영권 분쟁 결말이 나올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동성제약 경영권 분쟁이 7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정로환’으로 유명한 동성제약이 창립 68년 만에 회생절차 돌입에 이어 횡령 고소전까지 벌어지면서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7월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나원균 대표이사 해임 안건 등을 상정한다.
동성제약은 현재
이양구 전 회장과 나원균 대표이사 사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임시 주총에서 다시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이번 임시 주총인
이양구 전 회장측이 주도한 것으로 임시 주총 안건으로는 △임시주총 의장 선임 △정관 변경 △이사 8인 선임 △이사 3인 해임 △감사 해임 등이 다뤄진다.
정관 변경 안건은 이사 수 변경과 정관 제40조 제3항 삭제를 뼈대로 한다. 현재 정관은 ‘이사회 정원을 3명 이상 7명 이내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조항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이사 선임으로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정원을 확대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현재 회사 이사회는 나원균 대표(사내이사), 원용민 전무(사내이사), 이영렬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정관 제40조 제3항은 ‘이사가 임기 중 적대적 M&A로 인해 그 의사에 반해 해임될 경우 통상적인 퇴직금 이외에 퇴직보상액으로 대표이사에게 50억 원, 이사에게 30억 원을 해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이사회 장악 이후 나 대표 등을 해임할 때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관 개정을 시도하는 것이다.
현재 지분 구도는 이 회장과 회사 인수를 추진하는 브랜드리팩터링이 15.6%, 나원균 대표 측이 12.8%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브랜드리팩터링이 보유한 동성제약 지분 일부(약 124만 주, 4.77%)가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분 싸움은 안개 속에 빠졌다.
사실상 소액주주들의 표심 향배가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양구 전 회장과 나 대표는 삼촌-조카 사이로
이양구 전 회장이 2024년 10월 나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나 대표가 동성제약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하지만 나 대표 체제 전환 이후 올해 4월 이 전 회장은 자신의 보유지분 뿐 아니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14.12%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넘기면서 촉발됐다.
이에 맞서 나 대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며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 회장의 지분 매각을 희석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 전 회장은 신주상장금지가처분 소송을 내며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이런 과정에서 동성제약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채권자 및 주주는 7월7일까지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식 목록을 제출해야 하며, 동성제약은 10월1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회생절차에 따라 나원균 대표이사와 제 3자인 김인수 회생 전문가를 공동 관리인으로 선임됐다.
▲ 동성제약이 서울회생법원 결정에 따라 회생 계획안을 10월에 제출하며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
회생신청 배경에는 실적 악화도 있었지만, 경영권 분쟁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최근 고찬태 상근감사가 나원균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며 사태는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대됐다.
고 감사는 나 대표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177억 원가량을 주요 거래처에 선급금·대여금 형식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성제약은 24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해당 고소는 단순한 회계 계정 합산액을 횡령으로 주장한 것”이라며 “회계 실체와 외부 감사 자료 등을 무시한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그간 언론대응을 자제한 것은 회생 성공과 임직원 생존, 채권자 보호를 우선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악의적 음해가 반복된다면 향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영업과 수금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주요 제품 매출과 함께 자산 매각, 구조조정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회생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