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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미련 못 버리는 '대왕고래', 새 정부 출범에 사업 동력은 바다 아래로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5-06-12 15: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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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석유공사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놓고 여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새 정부가 들어선 데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앞으로 사업 동력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석유공사 미련 못 버리는 '대왕고래', 새 정부 출범에 사업 동력은 바다 아래로
▲ 노르웨이 시추업에 시드릴이 보유한 시추선 '웨스트카펠라'가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12일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석유공사는 6월 중 대왕고래 유망구조 1차 탐사시추를 통해 얻은 시료 등의 정밀분석 중간결과를 발표한다. 최종결과의 발표는 8월로 예정돼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석유·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3일 직접 사업추진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1차 탐사시추가 진행됐다.

석유공사는 2차 탐사시추를 진행하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해외 투자를 위한 입찰을 진행한 뒤 7월 중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사업의 지속적 수행을 위해 계획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크게 달라지면서 사업의 향방을 놓고는 부정적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으로 보인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정치권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해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직후 이례적으로 갑작스럽게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대형 자원개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등 사실상 국정 운영에서 영향력을 잃게 되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추진을 놓고 태도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산업부는 올해 5~6월께 정밀분석의 중간결과 발표가 계획된 상황임에도 2월6일에 예고 없이 백브리핑 형식으로 “대왕고래 1차 탐사시추를 통해 가스 징후가 발견됐으나 가스포화도 측면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발표했다.

산업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 당시 사업가치와 관련해 사용된 ‘삼성전자 시총의 5배’라는 표현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1차 발표에서 산업부가 생각지 못했던 정무적 영역이 많이 개입되는 과정에서 비유 자체가 부각됐다”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발표 결과가 나온 데 죄송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산업부의 발표를 놓고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에서는 다음날인 2월7일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이 “산업부의 발표는 당과 협의가 없었다”며 “과거에 비춰볼 때 당정이 협의를 거쳐 중요한 사항을 발표하는데 우리 당으로서는 이번 발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석유공사 미련 못 버리는 '대왕고래', 새 정부 출범에 사업 동력은 바다 아래로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6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것도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업추진 동력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발표되자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여당의 총선 참패, 대통령 지지율 하락 등에 대응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발표라고 비판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업성 관련 용역을 맡았던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을 비롯해 산업부가 액트지오를 선정하는 과정과 관련된 의혹 등을 향해서도 강도 높은 공세를 펼쳤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 사장의 임기가 올해 9월까지라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김 사장은 지난해 임기를 마쳤으나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이 글로벌 석유기업인 쉘에서 근무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해외투자 유치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 점이 반영됐다.

김 사장은 올해 2월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석유공사가 제 개인 회사라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투자할 것”이라며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향해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조직개편과 부처 장관의 인선을 마치면 공기업의 사장 인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과거 발언과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김 사장이 올해 9월에 다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아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당대표였던 지난 2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당시 국내에 물량 부족으로 문제가 됐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관 지으며 “대한민국에서 AI(인공지능) 연구를 해야 하는데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부족해서 연구를 못하고 해외로 나간다고 한다”며 “AI 연구를 위해 최고급 사양 GPU 3000장을 살 수 있는 돈을 ‘대왕 사기 시추’ 한 번 하는 데 다 털어 넣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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