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수입에 의존을 낮추고 자국 기업 제품으로 이를 대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자국 기업의 제품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정부의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에서 반도체를 수입하기 더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해 자국 기업의 생산 확대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0일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메모리반도체 확보에 ‘플랜B’ 구축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자국 제조사의 비중을 대폭 높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수요의 약 30~35%를 책임지는 국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되며 필요한 물량이 더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중국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및 자회사 솔리다임의 메모리반도체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정학적 변수로 반도체를 수입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공급망 다변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동맹국 및 우방국의 동참도 압박하기 시작하며 물량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와 IT기업들은 결국 창신메모리(CXMT)와 YMTC 등 자국 반도체 제조사의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쪽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화웨이와 바이두,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올해 초부터 현지 메모리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중국 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 현지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점유율은 5% 안팎에 불과하지만 곧 20~30%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디지타임스는 올해 전 세계에서 CXMT의 D램과 YMTC의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각각 10%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0% 벽을 돌파하며 빠르게 입지를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과잉을 이끌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업의 수익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디지타임스는 앞으로 3~6개월 안에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능력이 대폭 향상되는 상황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은 자국 업체들을 ‘백업’ 공급사로 두고 있지만 곧 이들을 메모리반도체 주요 협력사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아직 충분한 생산 능력 및 기술력 확보와 재무 안정화를 비롯한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타임스는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투자 비용과 인프라 부족 등 문제를 겪고 있다”며 “오직 소수 기업만이 자국 빅테크 업체에 선택을 받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