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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된 한국GM, 헥터 비자레알 "철수설은 루머" 부인해도 의심받은 이유

이승열 기자 wanggo@businesspost.co.kr 2025-06-0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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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된 한국GM,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14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헥터 비자레알</a> "철수설은 루머" 부인해도 의심받은 이유
▲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로 큰 타격을 입게 된 한국GM의 철수설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사진)은 이를 부정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에서 계속 나온다.

한국GM 경영진은 철수설에 대해 ‘루머’라며 적극 부정하고 있다. 한국GM CEO인 헥터 비자레알 사장은 최근 현장경영을 표방하며 각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직원 달래기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GM은 5월28일 9개의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의 일부 토지 및 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 

GM은 다른 나라에서도 철수설을 부정하다가 고용을 볼모로 정부 지원만 챙긴 후 결국 철수를 단행한 사례가 있다. 한국에서는 2018년 철수 또는 법정관리를 무기로 한국 정부를 압박해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런 전례 때문에 GM에 대한 불신이 크다.

한국GM은 한국 내 사업 강화보다는 본사의 이익에 충실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예컨대 해마다 매출액의 5%가량을 로열티, 연구개발비 등으로 미국 본사에 지출한다. 2024년에도 로열티 5636억 원을 지불했다. 

이 때문에 한국GM의 경영진이 철수설을 잠재우고 진정성을 보이려면 국내 공장에 신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내수시장을 강화해 공장 폐쇄에 대한 직원과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멕시코 출신의 헥터 비자레알 사장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비자레알 사장은 GM에서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갖춘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GM 기획·프로그램 관리부문 부사장으로 일한 바 있으며, 2023년 8월 한국GM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 한국GM 미국 철수설 다시 불거진 배경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4월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5월 현재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완성차에는 25%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국내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타격을 받은 곳은 역설적으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GM이다. 한국GM은 25%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당장 수조 원의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한국GM은 2024년 2조2천억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당장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그 이유는 한국GM의 미국 본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국GM은 2024년 생산량 중 95%를 수출했는데 수출량 가운데 88.5%(생산량 중 84%)를 미국에 팔았다. 한국GM의 실적은 독자적인 판매가 아니라 GM 본사의 생산물량 배정에 따라 좌우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한국GM의 내수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생산량 중 내수 판매 비중은 5% 미만이며, 2024년 내수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내수시장 점유율은 1.8%(2024)에 불과하다. 

한국GM의 국내 생산모델이 사실상 단 2종뿐이라는 점도 불안한 요소다. 한국GM은 국내에서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뷰익 엔비스타, 뷰익 앙코르 등 4종을 생산한다. 이 중 뷰익 엔비스타와 뷰익 앙코르는 각각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 차종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미국에서 인기가 있지만, 트럼프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르면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요소들은 한국GM의 독자생존 가능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된다. 

◆ 철수 가능성 부인하지만 신뢰 잃은 GM

헥터 비자레알 사장을 비롯한 한국GM 임원들은 한국 사업장 철수 가능성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비자레알 사장은 5월15일 창원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위로하고 올해 2만1천 대를 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비자레알 사장은 앞서 4월16일 열린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출시행사에서 “지속적인 신차 도입 및 네트워크 투자를 이어가겠다”면서 “세간에 돌고 있는 철수설은 단순한 추측성 소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날 구스타보 콜로시 부사장도 기자들에게 지속적인 제품 출시와 출시계획 공유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와 국민, 직원들의 GM에 대한 불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GM이 해외에서 행해 온 배신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GM은 벨기에, 독일, 호주, 스웨덴 등에서도 철수하지 않을 것처럼 하다가 정부 지원만 챙기고 갑자기 공장 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에서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생산라인을 철수했다. 

한국에서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대규모 적자가 나자 철수를 무기로 정부를 압박하면서 지원을 요구한 전례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산업은행의 지원을 이끌어 냈는데, 그럼에도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2022년 부평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GM이 한국 철수를 결정하면 부평·창원공장 직원 1만1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1차 협력사 276곳을 포함해 협력사 3천여 곳이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한국GM이 창출하는 일자리는 직간접적으로 15만 개로 추정된다. 

한국GM은 2018년 경영위기 당시 한국의 생산 공장을 2028년까지 유지하는 내용의 ‘10년 약정’을 KDB산업은행과 맺었다. 이제 이 기한은 3년밖에 남지 않았다. 
 
양치기 소년 된 한국GM,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14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헥터 비자레알</a> "철수설은 루머" 부인해도 의심받은 이유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왼쪽 네 번째)이 2025년 2월28일 신촌 대리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한국GM >
◆ 노조 “신규 후속 모델 배정해야”

한국GM이 한국 정부와 국민,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공장을 계속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GM 노조는 생산량 확보를 넘어 부평·창원공장에서 생산할 차종에 대한 후속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아울러 노조는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 계획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025년 단체협상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개발 재개 △신규 차종 생산 △내연기관 엔진의 국내 직접 생산 △뷰익 브랜드 국내 출시 등을 사측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GM이 이 같은 의사결정을 미국 본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업장 철수와 같은 중대한 의사결정은 본사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이뤄진다. 

다만 GM은 본사 차원에서 트럼프 정부에 자국 브랜드 차량에 대한 예외와 보호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된 GM·포드·스텔란티스 차량에 대한 관세가 2025년 3월5일부터 한 달간 면제된 바 있다.

한국GM도 비슷한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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