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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
한국투자증권이 두산밥캣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을 주관한 데 힘입어 올해 기업공개 실적 1위에 올라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 원대의 초대형 종합투자금융(IB)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한 만큼 내년 기업공개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 한국투자증권, 올해 기업공개 실적 1위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에 4곳, 코스닥에 8곳 등 모두 12곳의 기업공개를 주관하는 등 상장을 주관한 기업 수와 수수료수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업공개시장에서 NH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코스피 3곳, 코스닥 6곳 등 모두 9곳의 기업공개를 주관해 상장주관 회사 수 기준으로 2위에 머물렀다.
상장주관 수수료 수입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이 NH투자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주관 수수료수입으로 200억 원가량을, NH투자증권은 수수료수입 175억 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기업규모가 작은 소형기업들의 기업공개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대형물량도 소화해 1위로 도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 13만6천 원, 공모규모 2조2496억 원으로 덩치 기준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고 두산밥캣은 공모가 3만 원, 공모규모 9008억 원이었다.
올해 기업공개 건수가 69개로 지난해 73개보다 줄었지만 공모금액(6조4213억 원)이 지난해(4조381억 원)보다 59% 급증한 것은 두 회사 덕분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 원대 종합투자금융(IB)사업자로 발돋움하면서 내년에 투자금융(IB)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11월 말 한국투자증권에 1조69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4조200억 원에 이른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증권사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기업환전 등 외국환업무도 허용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를 통해 단순한 중개업무 기반의 증권업을 넘어 투자금융 및 실물경제의 자금공급원이 될 것”이라며 “더욱이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업금융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공모가 논란에 따른 투자자 위축 극복해야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주관업무를 맡는 등 내년 기업공개 시장에서도 순항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다만 두산밥캣과 같이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데다 한엘에스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기업공개에서 흥행에 실패한 점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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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
두산밥캣의 경우 공모에 실패했다면 공모물량을 떠안아 실권주를 처리하는 데 써야하는 비용이 수천억 원대에 이를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주관을 맡았던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공모에서 미달된 물량 182억 원어치를 한국투자증권이 감당해야 했다. LS전선아시아와 유니테크노도 각각 실권주가 발생해 각각 19억 원과 6억5천만 원을 안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공모가 논란은 결과론적 비판으로 볼 여지도 있다”며 “만약 공모가가 너무 낮다면 덤핑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이 주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점도 부담이다. 두산밥캣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6일 기준으로 상장 당시 공모가보다는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내년에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공모가를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모가 논란이 거듭 불거지면 상장주관사의 이미지가 악화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가장 좋은 기업공개 실적을 쌓은 데다 대어급 상장도 성공한 만큼 앞으로도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릴 것”이라며 “내년 기업공개시장에서도 좋은 실적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공모가를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