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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맨들은 왜 김우중을 계속 모실까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8-26 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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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맨들은 왜 김우중을 계속 모실까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6일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연설 도중 눈물을 흘렸다. 나이 탓에 눈물이 많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대우그룹 해체를 얘기하다 감정이 복받쳐 올라 그럴 수도 있다. 목소리도 자주 떨렸다.

김우중은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 45회 대우포럼에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이 외부 공식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 회장은 대우그룹 해체 이후 역사의 뒤안길에 숨어 있었다. 그러던 김 회장이 갑자기 현실무대로 올라왔다. 이 자리에 500여명의 대우그룹 인사들이 모여 김 회장을 박수로 환영했다. 김 회장에게 오랜 우군들이다.

김 전 회장은 연단에 올라 “이제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잘못된 사실을 밝혀야 한다”며 “역사에 정당하게 평가받고 대우그룹의 해체가 합당했는지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연설도중 목소리는 떨렸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고 했다. 특별한 병은 없지만 노환으로 기력이 약해져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은 한때 재계 2위에 오를만큼 명성을 떨친 기업이다. 대우그룹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대우맨’들의 자부심은 강하다. 포스코가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을 때도 우선 대우맨을 사장에 앉혀야 했을 정도로 대우맨들은 단단하게 뭉쳐있다.

대우맨들의 자부심의 중심에 김우중 회장이 있다. 그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며 10만 대우인들을 ‘세계경영’이라는 기치 아래 모이도록 했다.

김우중 회장을 중심으로 대우맨들이 모이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 백기승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백기승(57)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과거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홍보담당 이사를 지낸 대표적 ‘김우중맨’이다.

  대우맨들은 왜 김우중을 계속 모실까  
▲ 백기승 전 청와대 비서관
그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바로 대우에 입사해 37살에 임원을 달아 최연소 임원기록을 세웠다. 그 정도로 김우중 전 회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다.

대우시절 홍보를 담당하면서 언론계와 친분도 두터워 마당발로 통했다. 업무 추진력과 위기대처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대우그룹 해체 후 해외로 도피한 김우중 회장을 대신해 10년 넘게 ‘김우중의 입’으로 활동했다.

백 전 비서관은 2000년 ‘신화는 만들 수 있어도 역사는 바꿀 수 없다’는 책을 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대우는 재벌개혁의 희생양이고 김우중은 부실경영자가 아니라 소신을 지켜나간 사상범이라고 주장했다.

대우그룹 해체 후 대다수 대우맨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났다. 그러나 백 전 비서관은 주변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했다. ‘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라는 홍보대행사 부사장을 지냈을 뿐이다. 그는 김우중 회장이 곧 귀국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백 전 비서관은 훗날 인터뷰에서 “김우중 회장은 들어오겠다고 분명히 마음을 굳혔다”며 “그러나 귀국설이 나돌 때마다 (정권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관련자들이 김 회장의 귀국을 막았다는 것이다.

백 전 비서관은 김우중 회장이 2005년 귀국해 재판을 받을 때 회사를 휴직하고 김우중 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통령경선후보의 공보기획단장을 맡아 정계에 발을 디뎠다. 그 인연을 바탕으로 2008년 경기 하남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 라인의 인물에 져서 탈락했다.

그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상황실장으로 활동했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백 전 비서관은 1년3개월간 청와대에서 일하다가 세월호 침몰사태 이후 지난 5월 사임했다.

백 전 이사 외에도 상당수 대우인들이 박근혜 정부 들어 국회와 청와대에서 요직을 차지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 위원장(전 대우경제연구소 소장),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전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전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팀장),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전 대우경제연구소 본부장) 등도 대우맨이다.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김우중 회장의 연세대 경제학과 후배다.

◆ 이태용 아주그룹 해외사업총괄 부회장

이태용(68) 부회장은 예전에 대우 무역부문 사장을 지내다 그룹이 해체된 이후 대우의 무역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대우인터내셔널 초대사장을 맡았다. 그는 미얀마에서 천연가스전 개발에 성공하는 등의 성과로 워크아웃을 무사히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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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용 아주그룹 해외사업총괄 부회장
이 부회장은 김우중 회장의 세계경영을 누구보다도 신봉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재직 시절 월요일마다 직원들을 모아 애국가를 제창하고 묵념을 하는 등 이전 대우의 문화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태용 부회장은 2006년 대우인터내셔널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거두는 것을 본 뒤 자진사퇴했다. 후임 역시 대우맨이었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고문으로 지내다 2008년 아주그룹 해외총괄부회장으로 영입됐다. 아주그룹은 “아시아 및 동유럽 지역에서 다년간의 해외사업 운영 경험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주그룹의 문규영 회장 역시 대우 출신이다. 그는 첫 사회생활을 대우에서 시작해 ‘대우스타일’을 익혔다. 문 회장은 “대우맨들이 아직까지 잘나가는 이유는 초년병 때부터 부지런함과 성실함을 습관처럼 익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추호석 전 파라다이스 부회장,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 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 양재신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수많은 인물이 여전히 재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 강병호 전 대우 및 대우자동차 사장

강병호(71) 전 대우자동차 사장은 1997년부터 3년 동안 김우중 회장의 지시로 41조원을 분식회계하고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에서 9조원을 불법대출받은 혐의로 7명의 임직원과 함께 2001년 구속기소됐다. 당시 김우중 전 회장은 이미 해외로 떠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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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병호 전 ㈜대우 및 대우자동차 사장
강 전 사장은 지루한 재판 끝에 2005년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다른 임직원들은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난데 반해 유일하게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강 전 사장이 그룹의 재무를 담당한 것과 관련이 있다. 그는 8년 동안 대우 런던지사에서 해외자금을 관리했다. 하도 복잡해 그는 주말에도 쉴 수 없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병호 전 사장은) 대우자동차 재무제표 작성권한을 가진 대표이사로서 김우중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했다”며 “결국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안겨줬다”고 판결했다.

강 전 사장은 재판과정에서 “1998년 대우차 회계연도 결산 당시 1조 원의 적자가 났으나 김우중 회장이 1천억 원의 흑자결산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 전 사장은 2007년 연말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됐으나 이후 뚜렷한 활동없이 대우 임원 모임에만 참석하고 있다.

◆ 장병주 세계경영연구회 회장

장병주(69) 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대우그룹의 모태인 대우 무역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그 역시 강병호 전 사장과 함께 2001년 기소된 8인 중 한명이었다.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고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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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병주 세계경영연구회 회장
장 회장은 이후 SK네트웍스 사외이사 외에 별다른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장 회장은 대신 대우인들을 하나로 모으는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대우 임원들의 친목모임인 ‘대우인회’를 확장해 2009년 전 대우가족을 불러 모아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만들었다.

장 회장은 “그동안 임원만 모이다 보니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신입회원은 없고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세계경영연구회는 대우에 재직한 지 5년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경영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해 해외 진출을 돕는 활동을 한다. 지난날 대우세계경영의 전략을 연구해 명예회복을 추구한다는 목표도 있다.

이들은 2012년 '대우는 왜?'라는 책을 펴냈다. 해외에서 대우 신화를 이뤄낸 이야기를 중역 33인의 목소리로 풀어낸 책이다.

옛 대우맨들이 모이는 친목모임 성격이 강한 만큼 등산을 가거나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모임도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 김우중 회장도 일년에 한두 번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모임에 참석해 전 임원들과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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