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 올해 연간 매출에서 애플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TSMC가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양산하는 제20 공장 예상 조감도.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애플 반도체 위탁생산을 통해 거두는 매출이 올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이 올해 양산을 앞둔 TSMC의 2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최초 고객사로 떠오른 데다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도 가장 많은 물량을 맡기며 의존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12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가 양산을 준비중인 2나노 공정의 초기 생산량은 이미 애플에 거의 다 배정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TSMC는 하반기부터 대만에서 2나노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과 미디어텍, 브로드컴이 모두 TSMC의 2나노 기술을 활용하는 고객사로 이름을 올리며 치열한 물량 확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초기에 양산되는 반도체 물량을 대부분 애플이 차지하게 되며 다른 고객사들이 2나노 파운드리를 본격적으로 맡기는 시점은 다소 미뤄질 공산이 크다.
애플은 TSMC가 가동을 시작하는 미국 애리조나 4나노 파운드리 공장에도 이미 최대 고객사로 자리잡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제일보는 “애플이 TSMC의 첨단 공정 생산라인을 선점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이는 TSMC의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TSMC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내부 사진. |
애플이 올해 TSMC 파운드리에 지불하는 비용이 1조 대만달러(약 46조2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6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TSMC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애플 반도체를 제조해 거두는 매출이 대만 공장의 실적을 상회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미국 공장의 파운드리 단가가 대만과 비교해 높게 책정되는 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경제일보는 TSMC 미국 공장의 가동 속도와 대만 생산라인의 2나노 미세공정 도입 속도가 이러한 예측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이미 TSMC가 개발중인 차세대 A16(1.6나노급) 공정 반도체 첫 생산 물량도 선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 등 주요 제품에 쓰이는 프로세서를 개발해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모뎀 반도체도 직접 설계해 탑재하고 있다.
애플의 자체 설계 프로세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요소로 꼽힌다.
자연히 반도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TSMC의 첨단 미세공정 기술에 의존을 갈수록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애플이 TSMC 미국 공장에 생산을 맡기는 반도체 물량을 늘린 것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연관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로 애플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기 어려워지며 미국 내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TSMC 미국 공장에서 대량의 반도체를 구매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앞세워 트럼프 정부를 설득한다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관세가 완화되거나 면제될 여지가 열려 있다.
경제일보는 “TSMC는 애플에 갈수록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치열한 시장 경쟁 환경에서 두 기업의 협력은 윈-윈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