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추격에 나선 글로벌업체들이 증착장비의 극심한 공급부족으로 생산투자에 차질을 겪어 시장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가 유지되며 시장성장의 수혜를 독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등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올레드패널 탑재를 추진하는 스마트폰업체들의 운명이 일본 캐논토키의 장비공급능력에 달려있는 형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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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캐논토키는 캐논의 자회사로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생산에 필수적인 증착장비를 전문으로 공급한다. 올레드 증착장비시장에서 90% 정도의 점유율로 독점체제를 갖추고 있다.
국내의 SFA등 업체들도 올레드 증착장비를 생산하고 있지만 기술력과 생산능력에서 캐논토키를 따라잡을 만한 경쟁사가 없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장비주문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캐논토키의 증착장비를 주문하면 2년 뒤에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공급차질이 심해지고 있다. 패널업체들의 투자경쟁으로 이런 추세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캐논토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샤프 등 주요 고객사의 올레드 증착장비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며 “공급을 늘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들은 올레드패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올레드 생산설비투자도 급물살을 탔다.
LG디스플레이와 샤프, 재팬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은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90% 이상의 점유율로 독점하는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추격을 노리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캐논토키와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경쟁업체들이 증착장비를 확보해 양산능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일본 캐논토키를 직접 방문해 장비공급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공급을 앞두고 생산능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역시 최근 샤프 인수를 확정한 뒤 캐논토키를 방문했다. 캐논토키의 증착장비 확보여부가 올레드 패널업체들의 경쟁력 확보에 절실한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는 기술격차를 이유로 캐논토키의 증착장비를 활용한 올레드패널 외에는 공급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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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캐논토키의 올레드패널 증착장비. |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장비확보에 차질을 겪을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향후 수년동안 독점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패널 생산시설을 중소형 올레드로 전환하는 등 꾸준히 생산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기술력에서도 가장 앞선만큼 시장지배력을 더욱 높일 공산이 크다.
올레드패널시장에서 공급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단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해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도 있다.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일찍 진출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현대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영업이익 5조3천억 원을 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개선세가 향후 수년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