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경쟁사의 압박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국면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혼다 전기차 '프롤로그' 참고용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자동차가 한때 합병을 추진했던 것과 유사한 사례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투자기관의 분석이 제시됐다.
대다수 일본 차량 제조사들이 중국을 비롯한 국가의 경쟁사와 맞설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상위기업 중심의 산업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30일 헤지펀드 맨그룹의 분석을 인용해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 자동차 업계는 경쟁 심화와 관세 인상으로 더욱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맨그룹은 일본에서 곧 상위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현지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 통합 논의가 활발해지거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업체가 시장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자동차는 이미 지난해 회사 통합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 경영 방식과 지배구조 등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합병이 무산됐다.
앞으로도 이러한 통합 논의가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활발해질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맨그룹은 “업계 전체가 쉽지 않은 환경에 놓였을 때는 일반적으로 통합 및 상위기업 중심 재편이 좋은 해답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투자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이유는 중국 제조사들의 경쟁력 향상 및 수출 확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등으로 꼽힌다.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일본 제조사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에 25%의 관세 부과를 결정하며 일본 기업들이 미국에 차량을 수출해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점도 중요한 요소다.
맨그룹은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직면한 상황은 2007년 금융위기 또는 2011년 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와 다르다며 사업 모델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상위 기업 중심으로 통합에 속도를 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맨그룹은 이러한 추세가 일본 이외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수의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