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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가입자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유에 "5월에 국외여행가는데 어떡해!"

김재섭 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5-04-25 09: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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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가입자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유에 "5월에 국외여행가는데 어떡해!"
▲ SK텔레콤이 가입자 유심정보 유출 피해 확산을 막겠다고 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가운데, 가입자들 사이에선 국제로밍을 이용할 수 없어 어쩌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우리나라 1위 이동통신 사업자 SK텔레콤이 네트워크에 달린 유심(USIM·가입자 식별 및 인증 모듈) 정보 저장 서버(컴퓨터)에서 발견된 악성코드(백도어 등)를 통해 해커(불법 침입자)가 가입자들의 유심 정보를 빼내갔을 수 있다며 2차 피해 방지를 이유로 전 가입자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업체 가입자 쪽에선 유심보호서비스가 휴대전화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인 국제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불안감을 키우는 등 또다른 불편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유와 관련해서는 오는 5~6월에 어린이 날(5월5일)과 어버이의 날(5월8일) 같은 기념일과 연이은 연휴를 맞아 크게 늘 것으로 보이는 국외여행 때 현지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없다는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SK텔레콤은 국외 현지에서도 국내에서처럼 국내 통화료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게 하는 `바로' 전화 등 편리한 국제로밍 부가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으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상태에서는 모두 무용지물이다.

이에 가까운 시기 국외여행을 준비 중인 SK텔레콤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KT나 LG유플러스로의 번호이동 움직임도 포착된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비상대책반과 SK텔레콤 관계자들을 말을 들어보면, SK텔레콤은 악성코드를 통해 유출됐을 수 있는 유심 정보 악용 피해 예방 방안으로 모든 가입자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누리집을 통해 알리고, 문자메시지로도 안내하고 있다. 권유 대상에는 SK텔레콤 이동통신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들도 포함된다. 10만명 넘게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국제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외 여행이나 출장 시 현지에서 음성통화는 물론이고 문자메시지 송수신과 카카오톡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등도 할 수 없다. 사실상 국외에서는 휴대전화를 쓸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카카오톡 등을 통해 여행지나 출장지 사진을 에스엔에스를 통해 지인들과 공유하는 즐거움도 사라진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유는 과기정통부 비상대책반의 주문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유심보호서비스를 전 가입자에게 일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국외 여행이나 출장 중인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이용이 갑자기 끊기면 불편이 커지고 민원이 폭주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권유 방식으로 전환했다.

과기정통부 비상대책반을 이끌고 있는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유심 정보가 유출된 경우, 대포폰과 복제폰 등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애초에는 전 가입자에게 유심보호서비스를 적용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 상태에서도 국제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적 방안을 찾고 있다"며 "다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불편하겠지만, 지금은 유심정보 유출 가능성에 따른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다가 출국 때 고객센터에 요청해서 일시 해지하고 귀국 때 다시 가입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가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오는 6월 초 가족들과 중국 여행을 계획 중인 김아무개(61)씨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가족 넷 모두 SK텔레콤 이동통신을 쓰고 있고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다. 모두 출국 때 풀고 귀국 때 다시 가입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중국 여행 기간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지해도 문제가 없는지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외여행을 계획 중인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출국 전 KT나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생각하는 가입자들도 늘고 있다. 나아무개(58)씨는 "5월 연휴 때 고등학교 친구 몇이 부부 동반으로 타이 여행을 가기로 하고 최근 예비 모임을 가졌는데, SK텔레콤 가입자면 현지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하니 다른 2차 피해도 막을 겸 KT나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하는 방안을 생각해보라는 여행사 쪽의 안내가 있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가입자들 사이에선 회사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적극 권하는 모습을 근거로 "유심정보가 많이 유출됐고, 악용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국가 유한 자원인 주파수 독점적으로 사용하며 `황금알 낳는 사업'을 한다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이익을 많이 내면서도 비용 효율화를 이유로 설비투자(케펙스)를 줄이고, 정보보안 설비와 인력에 대한 투자를 비용으로 간주해 가능하면 최소화하려고 하다가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이번에는 SK텔레콤까지 통신망이 뚫려 가입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는 등의 피해와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SK텔레콤 최고경영자는 가입자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하고, 충분한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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