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호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은 재무전문가로서 한온시스템 인수 뒤 그룹 살람의 균형점 찾기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앤컴퍼니> |
[씨저널]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한온시스템을 품으면서 재무 균형점 찾기가 큰 과제로 떠올랐다.
주력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인수에 투입해 재무구조가 약화될 우려가 있고 한온시스템의 최근 실적도 부진하다.
박종호 한국앤컴퍼니 각자대표이사 사장은 재무전문가로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보좌해 통합 과정에서 그룹의 살림살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 한온시스템의 높은 부채비율, 박종호가 짊어질 무게
한국타이어는 세계 2위의 자동차 공조부품 제조업체인 한온시스템을 인수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타이어 및 차량용 보조배터리(납축전지)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한온시스템의 높은 부채비율과 어두운 대외 경영환경은 박종호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2024년 말 기준 순차입금 3조2100억 원과 부채비율이 250%를 넘어서고 있다.
한온시스템이 이처럼 높은 차입금을 안게 된 원인은 전기차 부품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확대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부품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로 고정비가 증가한 것이 꼽힌다.
한온시스템은 최근 수년간 히트펌프, 전동 공기압축기(e-컴프레셔)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생산을 위한 투자를 늘려왔지만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공장 가동률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미국 조지아주, 테네시주에 각각 4천만 달러, 1억7천만 달러를 들여 새 공장을 짓고 있으며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도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북미 첫 e컴프레셔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1억5500만 캐나다달러다.
문제는 막대한 투자규모에 비해 한온시스템의 실적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온시스템은 2024년 매출 9조9987억 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5% 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55억 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66.3%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2026년까지 순적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도 나온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최근 높아진 재료비와 함께 노무비 등 고정비부담이 지속되면서 낮은 수준의 수익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2026년까지 순적자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박종호, 한온시스템의 취약한 재무구조 계열사 전이 막을 과제 안아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해서 쏟아 부은 돈은 약 1조7300억 원에 달한다.
한국타이어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해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823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기업신용평가업체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년 말 연결기준 한국타이어의 총차입금은 1조8295억 원인데다가 한온시스템의 재무구조가 워낙 좋지 않아 재무리스크가 한국타이어에 전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종호 사장은 한온시스템의 취약해진 재무구조가 한국타이어 등 계열사에 옮겨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온시스템과 그룹 사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주사 안팎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사장은 2015년 한온시스템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기 때문에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의 인수합병으로 대두된 재무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사장은 과거
조현범 회장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깊은 신뢰를 얻어 추진력 있게 재무혁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사장은 2011년 한국타이어의 기획재정부문장 전무로서 당시 경영기획본부 사장으로 승진했던 조 회장과 함께 일하면서 호흡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의 인연으로 박 사장은 조 회장의 전폭적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2025년 3월4일 열린 '2025년 한온시스템 경영전략회의'에서 3년을 경영정상화에 목표시점으로 잡으며 박종호 사장과 이수일 한온시스템 부회장 등 경영진들에게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의 과거 오류, 잘못된 관행을 정확히 분석하고 개선해 앞으로 3년 간 어떻게 혁신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당장 지금부터 모든 구성원이 절박한 심정으로 적극적 혁신을 실행하자"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