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4-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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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스타항공이 단거리 국제선 여객 운임경쟁 과열 등 경영환경 악화로 험난한 한 해를 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던 회사는 2023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재기를 위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올해도 경기침체에 따른 여객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로 쉽사리 흑자로 전환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이스타항공이 올해도 경기침체에 따른 여객 수요 감소, 단거리 노선 경쟁 심화에 따른 운임하락 등으로 흑자 전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중석 대표이사(사진)는 그래도 올해 공격적 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 <이스타항공>
조중석 대표이사 사장은 지속된 적자에도 올해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강수를 둘 예정이다.
20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항공기 운용리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던 보잉 B737-8 여객기 7대 도입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잡았다.
회사는 사업 확대를 위해 2025년 7대, 2026년 5대 등 B737-8 12대를 도입하는 내용의 계약을 항공기 임대사와 지난해 10월 체결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하반기 새로 도입하는 항공기 7대를 중화권 노선 확대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국내 항공여객 시장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적극적 항공기 도입 등 경쟁 심화, 경기침체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 등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단거리 노선을 위주로 운항하는 LCC의 수익성 악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종료 직후였던 2023년을 고점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은 순수 저비용항공사 사업모델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고,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공격적 사업 확장을 예고한 이스타항공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이게 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합리적 운임을 내세운 영업전략을 펼쳤다면, 올해는 승객들이 ‘절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여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2023년 1월 1100억 원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VIG파트너스는 향후 회사 재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흑자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임명한 사람이 현재 조 대표다.
조 대표는 2023년 취임 당시 “2024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5년 후인 2027년에는 20대 이상의 항공기와 매출 8000억 원 달성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2024년 개별 기준으로 매출 4612억 원, 영업손실 374억 원을 냈다. 매출은 3배 가량 늘었지만, 조 대표가 공언했던 ‘2024년 흑자전환’은 실패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35.2% 감소했다.
여객운송 원가가 2023년 1681억 원에서 4496억 원으로, 매출과 비례해 늘어난 점을 비춰보면 회사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와 사업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작년 영업손실은) 신규 기재 도입에 따른 충당 부채, 신규 노선 개설 비용 등에 따른 초기 비용 영향이 컸다”면서 “중국 내 운수권 유지를 위한 최소 운항 기준인 연간 10주 운항을 충족하기 위한 긴급편성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회사가 올해 하반기 총 7대를 도입할 보잉의 B737-8 여객기. <이스타항공>
회사는 올해도 조 대표 계획에 따라 외형 성장을 적극 추진한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국제선 여객에서 승객 71만4533명을 수송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7%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 4월8일 인천~카자흐스탄 알마티 노선에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운항을 시작했다. 기존 B737-800 기종보다 연료효율이 높고 더 많은 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기종인 B737-8를 투입했다.
또 이달 초 청주~장자제(주 4회)에 이어, 다음달에는 제주~중국 상하이(주 7회) 노선도 재개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에서 30여 년 동안 근무하며 한국지역본부장을 맡았고, 에어부산 경영본부장 등을 지냈다.
VIG파트너스는 2023년 3월 조 대표를 선임하며 “영업과 마케팅, 재무, 전략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항공산업 전문가인만큼 이스타항공 재도약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라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