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토스뱅크 2025 미디어데이’ 간담회에서 토스뱅크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토스뱅크> |
[비즈니스포스트] “토스뱅크는 성장주다. 수익을 재투자하면서 성장엔진을 돌리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토스뱅크 2025 미디어데이’ 간담회에서 회사의 다음 3년, 다음 5년 성장전략을 하나하나 내놓았다.
토스뱅크 행장 선임 뒤 기자들과의 첫 만남이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토스뱅크의 도약을 힘주어 기약했다.
지난해 출범 3년차 토스뱅크 2대 행장으로 취임해 연간 순이익 흑자전환이라는 과업을 달성하면서 은행업을 안착시킨 만큼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확장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년 전 토스뱅크에 합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목표는 혁신이라는 단어에 하나의 수식어를 더 붙이는 것이었다”며 “바로 ‘지속가능한’ 혁신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객 관점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 넓은 영역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토스뱅크가 금융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혁신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은행으로 장기적 성장을 위한 가지뻗기에 나선다.
이 대표가 제시한 토스뱅크의 다음은 ‘시니어’와 ‘글로벌’이다.
토스뱅크는 올해 중장년 및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전통적 은행업무 등 금융 외 헬스케어와 자산관리 등과 연계한 생활전반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16일 간담회에서 올해 고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장년층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을 비롯한 연계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일명 ‘영시니어’ ‘액티브시니어’로 불리는 신노년층을 겨냥한다. 이들은 활발한 경제활동을 지속하면서 은퇴 뒤 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 수요가 많다.
토스뱅크는 이미 고객 2명 가운데 1명(48%)이 40대 이상이다. 절반가량의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토스뱅크 생태계를 확장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 시니어시장은 기존 시중은행도 적극 진출하고 있는 영역이다.
한국도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다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중장년층은 자산축적으로 안정적 경제기반을 보유한 ‘큰 손’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시니어라고 하면 굉장히 노년층을 보통 생각하는데 50대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시장은 곧 베이부비머 세대의 퇴직으로 금융 관련 서비스 수요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대출 등 부분보다 자산관리와 수신상품, 금융과 비금융을 결합한 서비스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사업영역의 확장에 더해 해외시장으로 영토의 확장도 추진한다.
토스뱅크는 아직 진출 국가 등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비롯해 금융선진시장까지 폭넓게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은행의 자본력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핵심 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 중심 상품과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의 성장을 더욱 가파르게 이끌어줄 원동력은 글로벌에 있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글로벌 은행들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된 토스뱅크의 서비스 전략이야말로 글로벌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도 최근 토스 서비스 출시 10주년을 맞아 글로벌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만큼 앞으로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슈퍼앱 전략에 따라 토스 앱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오른쪽)가 16일 ‘토스뱅크 2025 미디어데이’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토스뱅크의 이런 ‘야심찬’ 성장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흑자기조 지속 과제도 계속된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는 2024년 전체 대출 가운데 보증부 대출을 15% 늘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상황에서도 재무 안정성을 높였다”며 “올해도 자본 적정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여수신 사업과 비이자사업을 같이 키워가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은행의 재무적 체력을 탄탄히 다지는 동시에 고객 신뢰를 쌓는 데도 부단히 노력하면서 은행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국내 인터넷은행 가운데 막내로 출범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 457억 원을 거두면서 첫 흑자전환을 했다.
고객 수는 1200만 명, 토스뱅크 플랫폼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880만 명에 이른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활성이용자 수치로 보면 국내 전체 은행권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토스뱅크의 중장기 사업전략 발표부터 질의응답까지 모두 혼자 소화하면서 명확한 비전을 전달하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마지막 인사로 토스뱅크가 여전히 '작은 은행'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가야할 길, 가고 싶은 길이 많은 미래가 창창한 성장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늘 토스뱅크의 많은 혁신과 최초를 자랑했는데 그래도 저희는 이제 갓 3년 반을 지나고 있다”며 “토스뱅크가 지금까지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금융서비스가 필요할 때 고객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이자 국내 은행권 4번째 여성 행장이다.
1973년생으로 서강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통역학 석사를 마쳤다. 그 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과 런던비즈니스스쿨, 홍콩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았다.
런던 정경대에서 데이터분석 과정을 수학했고 미국공인회계사, 공인재무분석사, 국제재무리스크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재무전문가다.
이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대우증권 연구원 등을 거쳐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SC제일은행 재무관리부 매니저를 지냈다. 도이치은행과 HSBC홍콩지역본부 아태지역총괄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 DGB대구은행 경영기획그룹장 상무를 역임했다.
2024년 3월 토스뱅크 대표이사에 올라 토스뱅크의 본격적 성장기를 이끌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