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까지 국내 전체 건설시장 회복을 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지방 미분양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도 지방에 많은 사업장을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양극화 심화로 지방 미분양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요 건설사는 부동산 호황기 사업 확장 과정에서 지방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는데 올해 주요 건설사 분양 예정 물량 가운데 지방 비중은 48.9%에 이른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결국 그동안 강조한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 2세 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뒤 해외사업을 도맡다시피 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인도 현장을 찾아서는 “회사의 미래는 해외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해외 사업 확대로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만큼 활발한 해외활동으로 핵심 사업지를 돌며 현지 네트워크 확충에 힘썼다. 지난 3월에도 베트남을 일주일 동안 찾아 정‧관계 인사를 만나 개발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2024년 9월 체코 트레비치를 찾아 현지 지역주민협의체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현재 체코 원전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체코는 대우건설이 올해 확보한 수주파이프라인 가운데 본계약이 가장 임박한 곳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돼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등과 꾸린 ‘팀 코리아’는 지난해 7월 체코 두코바니와 테믈린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규모도 24조 원으로 크지만 한국이 해외에 원전을 수출한 것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15년 만인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정 회장도 지난해 9월 원전 예정지를 찾아 지역 상생활동을 펼치며 지원사격했다.
그동안 본계약 시점이 늦춰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최종 수주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전날 국회에 출석해 문서 작업은 마쳤고 현지 법률 검토 등을 진행해 4월말에서 5월초 본계약 체결을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은 올해 이라크와 투르크메니스탄 등을 주목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정 회장이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중앙아시아 진출거점으로 꼽은 곳으로 비료플랜트 공장 최종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올해 알 파우(Al-Faw) 해군기지와 공군 기지 등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뒀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4조2천억 원으로 지난해 11조5천억 원 대비 23.4% 높여 잡았다. 해외에서는 주요 후보군에서 예상대로 수주를 따내도 최소 4조 원어치는 잔고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해외수주 성적이 대우건설의 반등을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외형 감소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체코 원전과 이라크 알 파우 해군기지와 공군기지,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플랜트 등 다수 파이프라인 가운데 2개 이상 수주를 따내면 2026년부터는 외형 성장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