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픽업트럭을 산지 5~6년 된 차주들이 차량을 바꾸고 싶은데 살만한 픽업이 없다는 의견, 왜 픽업트럭에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이 안 되느냐는 의견을 적극 반영했습니다.”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을 소개하는 박연균 기아 국내판매사업부장 상무의 목소리에서는 타스만이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뭍어났다.
기아가 ‘픽업이지만 지금까지의 픽업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는 이유를 확인해 보기 위해 지난 1일 타스만을 직접 타봤다.
시승차로는 오프로드 코스와 임도에서는 X-프로 차량이, 일반도로에서는 익스트림 모델이 제공됐다.
기아는 타스만의 특징과 강점을 강조하기 위해 강원도 인제군과 고성군 일대에 오프로드, 임도, 일반도로 등 시승 코스를 3개로 나눠 준비했다.
타스만에는 그동안 국내 픽업트럭 모델에 탑재되지 않은 첨단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오프로드에서는 타스만에 탑재된 기능들이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가장 편리했던 기능은 그라운드뷰 모니터였다. 그라운드뷰모니터 시스템은 전면 후드에 가려진 도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차량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량 하부 도로 상황을 보여주고, 오프로드 주행 시 노면 상황에 따라 운전 조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가상의 앞바퀴를 도로 상황에 따라 이미지로 구현해 운전대 조작 상황까지 생생하게 보여줘, 더 자신감 있게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었다.
▲ 타스만을 시승하면서 가장 편리했던 기능은 그라운드뷰 모니터였다. 도로 바닥 상황이 어떤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가상의 앞바퀴를 이미지로 구현해 조향 상황까지 보여줘 더 자신감 있게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오프로드 크루즈컨트롤’이라고 할 수 있는 X-트렉 기술도 편리했다. X-트렉 기능을 켜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최소 시속 2㎞에서 최대 10㎞까지 저속 주행이 유지된다.
가파른 경사에서 X-트렉 버튼을 누르니 차량이 천천히 움직였다.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섬세하게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조향에만 집중하니 훨씬 편하게 오프로드 코스를 달릴 수 있었다.
오프로드 백미는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조성된 범피 코스였다. 안전 상 앞 차가 통과한 후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대기 중 앞 차가 범피 코스를 통과하는 모습을 보니 한 쪽 바퀴가 공중에 완전히 떠 있었다.
하지만 직접 운전해서 통과해 보니 바퀴가 떠 있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조금 울퉁불퉁한 길을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방향을 잘못 잡고 통과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뒤에서 대기했던 기자에게 나중에 물어보고 나서야 바퀴가 완전히 떠서 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아 측은 타스만 개발 초기단계부터 하천 도하 성능 확보를 위해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최초로 에어인테이크 흡입구를 펜더 외측 950㎜ 높이에 위치시켰고, 흡입구 방향도 차량 후방으로 설정했다.
수심 0.5m에서 운전석 창문을 열자 수면이 눈 가까이 보였음에도 안정적 주행이 가능했다.
▲ 오프로드 코스의 백미는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조성된 범피 코스였다. 한 쪽 바퀴가 완전히 뜬 상태에서 차량이 지나갔지만, 운전석에선 바퀴가 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기아> |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도 눈에 띄었다. X-프로 모델은 오프로드 주행 시 노면 소음이나 타이어 소음이 잘 들리지 않았다. 타스만은 A필러 각도를 세워 전면 유리를 배치했음에도 일반 도로 주행 시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일반 도로에서는 타스만 주행 성능이 빛을 발했다. 기아 관계자는 "타스만이 픽업트럭으로 뛰어난 가속 성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비슷한 승차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일반 도로를 주행해 보니 기아가 왜 승차감을 강조했는지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운전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가속페달을 밟는 감각이 바뀌면서 픽업트럭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민첩하게 튀어나갔다.
임도에서는 다시 한 번 X-트렉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산길을 내려올 때 내리막길이 계속되면 운전자는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X-트렉 기능을 켜놓으면 조향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피로감이 훨씬 덜 하다.
기아에 따르면 타스만은 곧 판매 대리점에 전시되고, 소비자 인도도 시작된다. 타스만은 본계약이 시작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4천 대가 팔렸다.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전체 판매량이 1만3954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초기 반응이 뜨거운 셈이다.
기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한정된 픽업트럭 시장에서 타스만 점유율을 확보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타스만이 픽업트럭 시장 크기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