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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플랜1.5 국회 토론회, "부진한 탈탄소화는 산업계가 자초한 측면도"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4-02 16: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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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플랜1.5 국회 토론회, "부진한 탈탄소화는 산업계가 자초한 측면도"
▲ 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경제로 만들어낼 재건과 대전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우리나라 산업부문 탈탄소화가 왜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를 따져 보면 그 원인은 산업계 그 자신에 있다. 실제 2023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산업계의 로비에 2030년까지 14.5%로 설정해뒀던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5%까지 줄여놓았다."

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는 한국 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 수준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뒤처지고 있는 이유로 안일한 기업들의 태도와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플랜1.5는 2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와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후경제로 만들어낼 재건과 대전환' 토론회를 개최했다. 플랜1.5는 국내 기후단체로 여러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하고 있다.

권 활동가는 이날 토론회에서 "현행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보면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정유, 시멘트, 디스플레이 등 모든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전제 하에 수립이 돼있다"며 "이를 근거로 감축목표를 대폭 후퇴시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실상은 산업부 전망과 달리 여러 업종들의 가동률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며 "현재 배출권거래제는 연도별 온실가스 배출목표와 연동돼 배출권을 할당하는데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고 배출권 가격도 떨어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출권거래제는 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 한계를 지정하고 초과한 배출량만큼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배출권거래제가 잘 운용되는 국가들을 보면 배출권 구매 부담 때문에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정부는 배출권 판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어 산업 탈탄소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한국 배출권거래제는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기업들의 연도별 목표 온실가스 배출량과 무상 배출권 할당제 때문에 배출권이 과잉 공급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권 활동가는 "이 때문에 우리나라 배출권 가격은 탄소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유럽하고 비교하면 10분의 1, 심지어 최근 거래제 운영에 나선 중국보다도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산업부문의 탈탄소화는 기업들의 자율에 맡겨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강력한 탈탄소화 드라이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탈탄소화에 필수적인 재생에너지 비중이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해 턱없이 낮다는 점도 당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평균 30%를 넘었는데 한국은 지난해 겨우 약 10% 문턱을 넘었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은 토론자로 나서 "세계적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한국도 최소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30%를 확보해 재생에너지 중진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태양광 설치 의무할당제를 도입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의식을 갖고 설치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뒤처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플랜1.5가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탈탄소화를 추진할 수 있는 강한 기반이 갖춰진 것으로 평가됐다.

권 활동가는 "제도적 기반을 보면 우리나라는 배출권거래제, 자동차 연비 규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등 모든 탄소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며 "이 3가지 제도가 모두 시행되는 국가는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2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도 경쟁력이 이미 확보돼 있고 공공부문도 충분한 재정 투자 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같은 기반을 갖춰놓고도 충분한 일관성과 의지를 갖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권 활동가는 "정부는 그동안 정책을 강화할 것처럼 공수표를 남발해놓고 빠져나갈 허점이 많은 제도들을 내놨다"며 "그러다 보니 우리 산업계, 특히 기업들은 정책 불감증이 매우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현장] 플랜1.5 국회 토론회, "부진한 탈탄소화는 산업계가 자초한 측면도"
▲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경제로 만들어낼 재건과 대전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를테면 정부는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 산단 24곳을 스마트 그린산단으로 지정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5%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질적 감축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 그린산단 수혜기업은 전체 사업체 가운데 0.9%에 불과했고 전체 사업 예산은 2023년 2306억 원에서 지난해 2034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국내 전체 산단의 태양광 발전 잠재량도 14.7기가와트로 집계됐으나 현재 스마트 그린산단 태양광 설치량은 고작 463메가와트로 잠재량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플랜1.5는 차기 정부가 구성된다면 실효성 있는 규제와 정책을 통해 확실한 탈탄소화 방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스마트 그린산단 계획에서도 기존 대상 산단을 24개에서 100개로 대폭 확대하고 가장 배출량이 높은 국가산단들도 이에 포함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활동가는 "이런 것들을 시행하려면 규제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위한 예산 확대도 필수적"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0.5%만을 기후재정으로 쓰고 있는데 2~3%를 편성하는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각국이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GDP 대비 최소 5%를 지출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며 "당장 이것을 달성하자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단기적으로 이를 올려잡아 2030년 기준 최소 2%, 50조 원은 마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현장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공유했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은 달 탐사와 같다"며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가 없다면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 부소장은 이어 "우리나라 신경제질서의 목표는 탄소중립으로 잡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정부는 공공부문의 재정이 탈탄소 전환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녹색조달예산을 별도 편성해 녹색 산업 규모를 확대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거나 공공재정 조달 목표 시점을 2045년에서 2035년으로 앞당기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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