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스탑 기업가치가 현금 보유량 및 전환사채 규모 대비 고평가돼 있어 비트코인 매수 계획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게임스탑 매장.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탑이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해 ‘제2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스탑이 현재 보유한 자산 대비 주가가 이미 고평가 상태에 놓여 기업가치에 긍정적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된다.
미국 CNBC는 28일 증권사 웨드부시 보고서를 인용해 “게임스탑 주가는 전환사채 발행 뒤 하락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밈 열풍’에 계속 기대를 걸어야만 한다”고 보도했다.
게임스탑은 13억 달러(약 1조9천억 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27일 미국 증시에서 게임스탑 주가는 이런 발표에 반응해 하루만에 22% 떨어졌다.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임스탑이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뒤따라 비트코인 관련주에 포함되려는 전략에도 부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게임스탑 주가는 전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하는 추가 현금을 고려해도 고평가된 수준이라 비트코인 보유 물량이 기업가치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자연히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맞춰 큰 폭의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웨드부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기업가치는 현재 비트코인 보유량의 2배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반면 게임스탑 시가총액은 전환사채 발행 뒤 현금 보유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모든 현금을 비트코인 매수에 활용한다고 해도 기업가치를 방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게임스탑은 수 년 전부터 공매도 세력에 저항하는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유행에 중심으로 자리잡아 높은 가격에 거래돼 왔다. 이에 따라 시장의 유행에 편승하는 밈 주식으로 분류되어 왔다.
웨드부시는 이러한 유행이 향후 5년 동안 더 지속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확신이 있어야만 게임스탑이 기업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실적으로 지금의 주가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게임스탑은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비트코인 매수 계획을 발표했다”며 “주주들은 이보다 더 분명한 전략을 원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블룸버그는 게임 유통시장이 꾸준히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게임스탑의 시도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