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우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이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공시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27일(현지시각) SEC 기후공시 관련 소송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기로 발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마크 우예다 증권거래위원장 대행은 이날 공식성명을 통해 "오늘 위원회가 내놓은 조치와 법원을 향한 통지의 목적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불필요하게 권리 침해적인 기후공시에 대한 방어에 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SEC 기후공시는 지난해 3월 발표된 공시안으로 미국 국내에서 영업하는 모든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상공회의소와 일부 주 정부, 기업들은 SEC 기후공시가 발표된 뒤 기후공시가 기업들에 지나친 부담을 지워 수정헌법에 명시된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공시 철회를 목적으로 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증권거래위원회가 모든 법적 대응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미국 민주당은 증권거래위원회가 기후공시를 우회적으로 철폐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5인 위원 체제로 다수결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데 현재 공화당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캐롤라인 크랜쇼 민주당 측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은 로이터를 통해 "과반이 넘는 위원들이 기후공시 규칙이 끝장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그들은 이번 법적 분쟁을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강건너 불구경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랜쇼 위원은 법원 측에 증권거래위원회 대신 법정 공방에서 기후공시를 변호할 수 있는 대리인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