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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포스코그룹 회장 외풍에 낙마 잔혹사 끊어야 한다, 장인화 3연임 벽 높인 까닭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5-03-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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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포스코그룹 회장 외풍에 낙마 잔혹사 끊어야 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1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인화</a> 3연임 벽 높인 까닭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7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씨저널] 포스코홀딩스 회장 연임 공식이 변경됐다.

20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선임과 관련된 정관이 바뀌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사내이사 후보가 대표이사 회장을 연임한 이후 다시 대표이사 회장 후보가 되는 경우 회장 선임에 필요한 주주총회 가결 정족수를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강화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방안은 이사회가 주도해 마련했고 장인화 회장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정관 변경과 관련해 “포스코홀딩스는 지배구조 고도화 노력을 해오고 있다”며 “이번 정관 변경 역시 지배구조 고도화의 일환으로 주주지지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관 변경을 통해 포스코홀딩스의 회장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반대로 말하자면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낸 회장이라면 어떤 외풍에도 불구하고 3연임을 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이 마련된 것이다.

과연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던 포스코 회장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까?

◆ 선진화되고 있는 포스코홀딩스의 지배구조

장인화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포스코홀딩스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는 회장후보군 관리위원회를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전문위원회로 신설하는 내용이 정관에 추가됐다.

회장후보군 관리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를 상시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회장후보군 관리위원회의 설치를 통해 내부 후보군과 외부 후보군을 상시 발굴할 수 있게 됐다.

현직 회장 및 집행부가 회장 후보군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성원은 전원 사외이사로 제한됐다.

사외이사가 회장을 뽑는 구조는 일반적으로 정치권의 공격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일반적인 소유분산기업은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진을 구성하기 때문에 ‘사외이사 참호 구축’이 문제시되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사외이사 선임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했다.

포스코그룹은 2004년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 제도를 도입했다. 외부 인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은 대략 100명 정도의 후보군 풀을 마련한다. 그 뒤 사외이사 자리에 공석이 생기면 이 가운데 5명 내외를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을 한다.

2018년부터는 주주추천제도를 도입해 주주가 직접 사외이사 후보 발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를 통해 현직 회장이나 사외이사조차도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관여하기 힘든 구조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씨저널] 포스코그룹 회장 외풍에 낙마 잔혹사 끊어야 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1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인화</a> 3연임 벽 높인 까닭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024년 11월6일 경기 부천 포스텍에서 열린 2024년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 포스코 민영화 25년, 정치권 외풍에 회장 잔혹사

장인화 회장이 포스코그룹 회장의 연임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에 나선 배경으로 민영화 이후로 25년이 됐음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정치권 외풍에 따른 포스코 회장 잔혹사 때문으로 보인다.

최정우 전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2021년 포스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도 모자라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며 포스코그룹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최 전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냔 말이 나왔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2023년 12월19일 특혜 논란이 불거진 현직 회장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겠다고 결정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최 전 회장은 연임 의지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이사회를 앞둔 2023년 12월11일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장내매수하는 움직임을 취하며 그 뒷배경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 전 회장의 3연임 도전이 점점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제동을 걸었다.

김 이사장은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이 공정하지 않다”며 “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는 김 이사장이 ‘3연임 절대 반대’의 신호를 보내고 나서 엿새 뒤인 2024년 1월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 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최 전 회장은 포스코 역대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 임기를 무사히 마무리하는 데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에는 성공했다. 

포스코 역대 회장 가운데 6년 임기를 모두 끝낸 것이 최 전 회장 한 명이라는 점이 포스코그룹에 불어닥친 정치적 외풍의 크기를 가늠하게 한다.

최 전 회장 직전에 포스코그룹의 회장을 지냈던 권오준 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으나 2018년 4월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 전 회장은 1년 전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도 불구하고 재임에 성공했는데도 용퇴를 한 점을 두고 정권 차원의 압박이 있는 것이 아니냔 목소리도 나왔다.

이는 권 전 회장이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미국 경제사절단, 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권 전 회장의 불편한 관계는 2017년 7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관측됐다. 

당시 권 전 회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정부에서 포스코를 많이 도와주고 있어 고맙다는 의미의 덕담을 하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들을수록 믿음이 잘 안 간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권 전 회장 이전의 포스코 회장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월 회장이 된 정준양 전 회장은 박근혜 정권의 사퇴 압박으로 2023년 11월 자리를 내놨다. 이구택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회장에서 물러났다. 유상부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김만제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사퇴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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