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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어코 꺼내든 자동차 관세 25%, 현대차그룹 오히려 '기회' 한국GM은 '위기'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5-03-27 16: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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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포기했던 자동차 관세 카드를 6년만에 기어코 꺼내들었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에 글로벌 최대 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미국 수출 1위 품목도 자동차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와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기어코 꺼내든 자동차 관세 25%, 현대차그룹 오히려 '기회' 한국GM은 '위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현지시각 26일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일단 이전부터 예고됐던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에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와 현지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한국GM을 비롯해 미국 수출을 하고 있는 나머지 자동차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25% 부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GM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3일부터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동부 기준 4월3일 0시1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가 매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9년에도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은 총 707억8900만 달러(103조9890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9.1%였다. 347억4400만 달러(50조9382억 원) 규모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 가운데 멕시코, 일본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국내외에서 미국으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수출하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70만8293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으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60% 정도를 현지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현지 생산 물량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당장은 수출에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비교했을 때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늘려가고 있고, 현지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원가 경쟁력이 더 높아져 미국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84만 대 가량을 생산했다. GM이 북미 지역에서 판매한 차량의 약 40%가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됐다.

도요타, 스텔란티스, 혼다 등도 GM과 마찬가지로 북미 판매량의 40% 정도를 멕시코와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한다.

도요타와 혼다 차량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경쟁 모델로 꼽히는 차량 상당수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된다. 혼다 시빅은 81%, CR-V는 50%가 멕시코 공장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된다. 도요타 라브4는 53%, 타코마는 모든 물량이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에 공급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시각 26일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었다. 현재 HMGMA는 연간 30만 대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생산능력을 50만 대까지 빠르게 늘릴 예정이다.

향후 4년 동안 210억 달러(30조8217억 원)를 투자해 부품, 철강, 물류 등 자동차 공급망 현지 수직계열화로 경쟁사보다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가져가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이 완성차뿐만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부품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HMGMA 준공식 현장에서 “(상호관세가 시작되는) 4월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관세라는 것은 국가와 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관세 정책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생각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만약에 조금 좋은 영향이 있다면 노력한 만큼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기어코 꺼내든 자동차 관세 25%, 현대차그룹 오히려 '기회' 한국GM은 '위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 발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한국GM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부과로 한국GM 철수설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자동차 GM의 한국 사업장이다.

한국GM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모두 49만9559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해외 수출이 47만4735대다. 해외 수출량 가운데 88.5%인 41만8782대가 미국에 수출됐다. 사실상 미국으로 수출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GM이 국내 부평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종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내연기관차 단 2종이다. 미국에서 두 차종은 평균 3300만 원에 팔리고 있다.

평균 가격에 25% 관세를 적용하면 1대당 추가 비용 825만 원이 발생한다. 지난해 미국 수출량 41만8782대에 1대당 825만 원 관세를 적용하면 추가 비용만 3조4550억 원이 발생한다.

한국GM은 지난해 1조 원 안팎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관세 부과만으로도 당장 적자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GM 측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한국GM 공장을 재배치하거나, 미국 수출 물량을 유럽 등 다른 곳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GM 측은 관세 부과에 따른 한국 사업장 철수설에 대해 “미국으로만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부과로 한국GM 철수설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관세 부과로 한국GM 철수설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한국GM으로서는 특단의 조치를 내놔야 하는데, 내놓을 만한 조치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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