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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백악관서 '관세 리스크' 정면 돌파, 정의선 미국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승부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5-03-25 15: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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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승부수를 띄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져온 관세 리스크에 대한 불안 요소를 제거함과 동시에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정면 승부하겠다는 정 회장 의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백악관서 '관세 리스크' 정면 돌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81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미국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승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미국에 향후 4년 간 자동차 사업 관련 부품, 물류, 철강 생산 등에 210억 달러(30조8217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재계 안팎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향후 4년 간 210억 달러(30조8217억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한 것을 놓고 정 회장의 뚝심과 승부사 기질이 여실히 드러난 결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미국 현지시각 24일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미국에 210억 달러의 자동차 관련 부품, 물류, 철강 관련한 신규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기업인 가운데 미국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규모 투자 발표를 한 것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1986년 1월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세단 ‘엑셀’을 수출하면서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 진출 첫 해 16만8천 대를 판매했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170만8293대를 팔며 역대 최다 판매량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 진출 이후 약 40년 동안 200억 달러(29조3500억 원) 이상을 미국에 투자하며 공을 들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고, 3년 연속으로 글로벌 완성차그룹 판매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올해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보편 관세를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국내외 전문가들과 증권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가 현대차그룹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관세 압박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심이 쏠렸는데, 정 회장은 미국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대신 미국 현지 밸류체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정 회장은 올해 1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신년회에서도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백악관서 '관세 리스크' 정면 돌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81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미국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승부
▲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4년 동안 미국에 총 21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 가운데 부품·물류·철강 부문에 투자하는 61억 달러(8조9530억 원) 투자가 핵심이다. 정 회장은 관세 리스크를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현대차·기아와 미국에 동반 진출한 부품·물류·철강 그룹사들이 협력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 팩 등 전기차 핵심 부품 현지 조달을 추진한다.

자동차 강판까지 현지에서 공급받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을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 톤 규모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번에 추진하는 제철소는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철강에 관세 25%를 예외 없이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 적용됐던 무관세 철강 수출 쿼터도 같은 날 폐지됐다.

철강에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부품과 차체 등에 사용되는 철강 가격이 상승하고 자동차 원가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 회장은 미국에 제철소까지 건설하면서 자동차 강판과 부품 등을 현지에서 조달하기로 했고, 오히려 가격 경쟁력에서 다른 경쟁사에 비해 더 우위에 설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오는 26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연다. 2022년 10월 기공식을 한 지 2년 반만에 완공하는 것이다. 2005년 5월 미 앨라배마주에 완공한 대형 공장 이후 20년 만에 가동하는 대규모 생산거점이다.

HMGMA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60% 정도를 현지 생산하고 있다. HMGMA에서 연간 30만 대 가량을 생산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미국 현지 생산 100만 대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그룹은 앞으로 HMGMA 생산능력을 연 50만 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HMGMA를 방문해볼 것도 제안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여러분의 리더십과 함께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첨단 제조시설 가운데 하나를 직접 방문해 미국과 미국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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