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사장과 KDB생명은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고자 보험상품 경쟁력과 영업력 상승, 미래 신사업 동력 확보 등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KDB생명에 따르면 13일 생명보험협회에 건강보험 관련 특약으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사가 새로운 제도 및 서비스, 위험담보 등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 보험 상품을 개발하면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배타적사용권 신청은 고심 끝에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다는 뜻인 만큼 보험사가 상품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상품 요약서에 따르면 KDB생명이 이번에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특약은 입원이 줄고 통원 치료가 늘어난 현실에 발맞춰 개발됐다.
입원과 통원을 별도로 관리하던 기존 상품과 다르게 ‘내원특약’을 신설해 입원과 통원 모두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고령, 유병력자가 많아진 최근 소비자들의 수요와 맞닿아 있다.
특히 KDB생명이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라 눈길을 끈다.
오랜만에 새로운 상품 개발에 힘쓰는 것은 KDB생명 매각이 공중에 뜬 현재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KDB생명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앞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6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에 따라 우선 KDB생명이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되고 이후 경영 정상화와 매각이 재추진되는 게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실제 KDB생명이 24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KDB생명 지분 76.19%를 확보하며 공식적 최대주주가 됐다.
기존 KDB생명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였다. 산업은행은 2010년 KDB생명의 전신 금호생명을 인수하고자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이 PEF를 조성했다.
이 PEF는 올해 2월 자본시장법상 PEF 최장 존속기간인 15년이 지나 청산됐고 산업은행이 지분을 넘겨받으며 KDB생명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다만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다고 해도 완전한 새 둥지를 찾은 게 아니다 보니 임 사장에게 있어 KDB생명 자생력 회복과 매각 매력도 높이기는 여전히 최우선 과제다.
이에 임 사장은 매각을 장기전으로 보고 당장의 상품 경쟁력뿐 아니라 미래 수익원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KDB생명은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 개설과 운영 및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관련 부수 업무를 신고했다.
경기 고양시와 광주광역시에 주간보호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요양사업은 많은 생명보험사들의 미래 수익원으로 꼽힌다. 최근 보험사의 요양사업 진출 관련 규제도 완화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기에 원활한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 KDB생명은 외부 인재 영입을 활용한 영업력 제고와 보험상품 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임 사장과 KDB생명은 보험영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외부 인력도 영입했다.
KDB생명은 이달 5일 김병철 전 푸본현대생명 전무를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김 수석부사장은 KDB생명에서 전략기획, 상품전략, 경영지원, 마케팅 등 여러 조직을 총괄하며 실무 경영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KDB생명의 김 수석부사장 영입을 놓고 KDB생명이 그만큼 영업력 제고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 수석부사장은 1999년부터 생명보험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해 보험 이해도가 높고, 특히 영업 측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인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수석부사장은 보험업계 대부분의 판매채널(전속 설계사, 법인보험대리점(GA), 방카슈랑스, 텔레마케팅(TM) 등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며 “생명보험사들의 새로운 사업모델 관련 이해도도 높아 KDB생명 수익성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