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너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부사장이 올해 바이오사업의 성과가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신유열 부사장(왼쪽 2번째)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롯데그룹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부사장이 올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수주 등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범한지 만 2년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아직까지 뾰족한 수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승계작업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만큼 능력을 보여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있는 시러큐스 공장에 항체-약물접합체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안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절차도 바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사장으로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 ADC 증설이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해당 시설에 대한 수주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신 부사장은 지난해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재계에서는 앞으로 부사장 승진에 따라 경영승계 작업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주요 사업인 유통과 화학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바이오에서 성과를 내는지가 후계자로서 경영 능력을 입증할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6월 출범한 이후 3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자체적으로 수주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물론 인수할 당시 시러큐스 공장에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물량을 최소 3년 동안 2억2천만 달러 규모로 보장을 받으며 초기 수주는 확보했다.
하지만 문제는 2022년 5월 계약을 체결했던 만큼 최소 물량 보장 기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지만 후속 물량 확보 소식이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11년 4월 설립돼 약 2년 만인 2013년 7월 BMS와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첫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첫 수주 소식은 늦어지고 있다.
더구나 ADC 증설도 마무리 단계인 만큼 해당 공장의 초기 가동을 위해서라도 추가적 물량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초기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제약사의 수주를 따낸다면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신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다. 올해 처음으로 바이오산업에서 세계 최대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에 직접 참석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롯데바이오로직스(사진)가 출범한지 3년에 가까워졌지만 아직까지 신규 수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이 지난해 예상을 깨고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를 기존 이원직 전 대표이사에서 제임스박 전 지씨셀 대표이사로 교체한 꺼낸 것도 사실상 부진한 수주 실적 때문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천 송도에 바이오캠퍼스 구축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수주 물량 확보가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약 4조6천억 원을 들여 3개의 메가 플랜트 조성해 총 36만ℓ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겠다는 계획 아래 현재 1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공장 건설 이후에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그룹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난해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까지 나온 만큼 빠르게 사업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순손실 897억 원을 기록하며 2023년과 비교해 순이익이 1464억 원 후퇴해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34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 증가하는데 그쳤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수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시러큐스의 ADC를 포함해 모빌리티 변화 등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