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익시오 유료화 목표를 세운 홍 사장은 해외 시장 진출로 익시오 수익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익시오 기능들이 기존 빅테크의 AI 에이전트 서비스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차별화 기능이 해외 시장 진출 성공의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구글과 협업을 통해 올해 AI 에이전트 '익시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 |
24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홍 사장은 구글과 협력을 통해 익시오의 AI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하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구글과 익시오를 포함해 여러 가지에 대해 논의했다”며 “구글 AI에 익시오를 연계해 더 많은 기능을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붙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올해 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구글과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밝혔다.
그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익시오 기능을 단순 통화 녹음 및 요약에서 일정 등록, 식당 예약 등 ‘액셔너블 AI’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구글 뿐만 아니라 LG AI 연구원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LG AI 연구원과 익시오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전력 소모량을 현재 대비 4분의 1로 개선하는 온디바이스용 소형언어모델(sLM)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과 협력은 익시오를 해외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회사 관계자는 “구글은 전 세계에 AI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이라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는 올해 내 익시오를 유료화해 본격적 수익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인데, 해외 시장 개척은 익시오 수익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익시오 국내 이용자는 30만 명 수준이고, 회사는 올해 안에 이를 100만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익시오의 큰 매출 증대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익시오 유료화에 연착륙하더라도, 이를 통한 매출 규모는 극히 낮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사장이 익시오의 해외 첫 진출 지역으로 북미 시장을 목표로 삼은 SK텔레콤과 달리 중동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해외 시장에서 익시오 성과를 빠르게 내겠다는 복안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AI 에이전트 후발 주자로서 빅테크 AI 서비스가 강한 지역을 피하고, 보다 유리한 지역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주요 통신사인 자인그룹과 익시오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인그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중동 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중동으로만 가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동이 먼저가 될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 익시오의 글로벌 시장 안착은 기존 빅테크의 AI 에이전트 서비스와 차별화된 기능을 탑재할 수 있을지 여부에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LG유플러스 > |
다만 목표로 하는 액셔너블 AI 기능이 아직까지 기존 미국 빅테크의 AI 서비스와 차별점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평가되는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 1월 숙박, 예약, 배달, 쇼핑과 같은 작업을 실행해주는 ‘오퍼레이터’를 공개했다.
구글도 사람을 대신해 제품 구매와 예약, 자료 수집 등을 수집하는 AI 에이전트 ‘자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들과 경쟁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한 AI 서비스가 필수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어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차별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