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은 2023년 1794억 원에 그쳤던 연간 도시정비 신규수주 규모를 지난해 1조3332억 원으로 크게 확대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전년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주를 단 1분기 만에 기록한 것이다.
그간 수주 사업지를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대형건설사와 경쟁이 치열한 서울 핵심 사업지보다는 서울 외곽, 수도권, 광역시 등 지방 거점도시를 공략하는 도시정비사업 전략을 보였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HDC현대산업개발은 대전 동구 가양동1구역 재개발사업을 시작으로 서울 동대문구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전북 전주시 병무청인근구역 재개발사업, 대전 중구 용두동3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수주했다.
정 사장은 올해 1조 원에 이르는 재개발사업 수주를 통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곳간을 단번에 채우고 랜드마크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정비창전면 제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번지 일대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 12개 동에 공동주택 777세대와 오피스텔 894실, 판매·근생시설 및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공사다.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은 예정 총공사비가 9558억 원에 이른다. 공동도급(컨소시엄)은 불가능하다.
정 사장은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8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의 1조 원 안팎 대형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금까지 시공사로 선정됐던 공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도시정비사업은 2017년 9월의 부산 시민공원주변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으로 1조25억 원 규모다.
2018년 HDC그룹의 지주사 체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금의 HDC현대산업개발로 출범한 뒤로 범위를 좁혀도 그해 7월 따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8087억 원)이 가장 큰 공사였다.
특히 정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복합개발사업에서 지닌 경쟁력을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은 용산역을 끼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도 맞닿아 있어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과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 등 용산구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연계해 도시적 맥락에서 잠재적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마스터플랜 수립 및 전략적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CBRE코리아와 손잡았다.
CBRE코리아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코엑스몰, 롯데월드타워, 마곡 원그로브몰,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등 서울 랜드마크 프로젝트에 참여했거나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기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CBRE코리아와 함께 용산정비창전면1구역에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복합상권을 조성해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이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만큼 정 사장이 수주를 위해 치열한 대형건설사들과 경쟁을 치러야 할 가능성도 나온다.
앞서 2월21일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 6곳 등 모두 8곳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근 수년 동안 도시정비사업 강자로 자리매김한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까지 내세우면서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강한 수주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조합은 4월15일 입찰을 마감하고 시공사를 찾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CBRE코리아와 독점적 협력을 통해 용산 일대를 강남 이상의 글로벌 복합상권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글로벌 상권에 걸맞은 자산가치를 선사하는 파트너임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