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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래에셋운용 첫 'TDF ETF' 내던 날, 부사장 김남기 "3년 고민했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5-03-24 14: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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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초의 패시브 TDF ETF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부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한 ‘TIGER TDF2045 ETF' 간담회에서 이번 상품을 “굉장히 단순하지만 굉장히 강력한 ‘원 티켓 솔루션’”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장] 미래에셋운용 첫 'TDF ETF' 내던 날, 부사장 김남기 "3년 고민했다"
▲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부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한 ‘TIGER TDF2045 ETF'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원 티켓 솔루션. 이거 하나면 된다는 것인데 그 자신감의 근거는 단순함에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날 선보인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와 상장지수펀드(ETF)의 장점을 결합한 ‘TDF ETF’다. 

퇴직연금 투자 대표 상품인 TDF는 특정 은퇴시점에 따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도록 설계된 공모펀드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운용하는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결국 TDF ETF는 특정 시점에 맞춰 자산비중을 조절해주면서 거래소에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투자상품이다. 

자산을 알아서 적절히 분배·조정해준다는 것은 TDF가 운용역의 역할이 크게 개입되는 ‘액티브’ 상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TDF2045 ETF’는 TDF지만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운용전략으로 설계됐다.

위험자산으로 미국의 대표지수인 S&P500 딱 하나만 담고 S&P500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이다.

위험자산 포트폴리오는 조정하지 않고 S&P500 투자 비중만 시기에 따라 조절한다. 

그 투자 비중도 25일 상장 시점(79%)부터 2040년까지는 S&P500 투자 비중을 해마다 1%포인트씩 줄이고 은퇴를 5년 앞둔 2041년부터는 해마다 5%포인트씩 조금 더 크게 낮추는 정해진 구조로 설계됐다.

김 부사장은 “미래에셋이 2022년 처음 국내 시장에 TDF ETF가 나오고도 3년을 고민한 것은 TDF 펀드와 ETF 투자자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 TIGER 상품은 내 위험자산이 어디에 투자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투명한 TDF ETF로 투자자들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DF 상품 수요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 자산을 펀드 매니저가 ‘알아서’ 잘 굴려주길 원하는 투자자들에게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래에셋의 패시브 TDF ETF는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면서도 투자자도 어렵지 않게 예상 수익률과 위험부담을 알 수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미래에셋운용 첫 'TDF ETF' 내던 날, 부사장 김남기 "3년 고민했다"
▲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한 ‘TIGER TDF2045 ETF' 간담회에서 상품 설명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병호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이날 TIGER TDF2045 ETF 상품을 놓고 “기존 TDF ETF는 글로벌 자산에 분산투자하고 특정 주기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TDF에 시장에 상장하는 ETF 특징을 입혔다면 미래에셋 상품은 지수형 ETF 상품에 자산배분 특성만 이식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패시브 상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자산(주식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노후자금을 늘리고 싶은 투자자라면 이 상품이 이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S&P500지수로 내 손익을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만큼 특정 시장, 장기 손익에 관한 우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해 운용하는 퇴직연금 방식인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는 투자자산의 30%를 안전자산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런데 TIGER TDF2045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결국 퇴직연금의 70%를 기존 S&P500 ETF 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를 TIGER TDF2045 ETF에 넣으면 S&P500에 최대 93%를 투자할 수 있다.

윤 본부장은 이날 S&P500지수가 1만 포인트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TIGER TDF2045 ETF 투자자는 2030년에는 수익률 87%, 2040년에는 101%, 2050년에는 118%를 기대할 수 있다고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여러 글로벌 자산이 들어있고 시기마다 비중까지 조정하는 기존 TDF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수익률 시뮬레이션이 정확할 수가 없다”며 “하지만 패시브 TDF ETF는 과거 성과를 통해 미래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수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미래에셋운용 첫 'TDF ETF' 내던 날, 부사장 김남기 "3년 고민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제시한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지수 추이에 견춰 예측한 ‘TIGER TDF2045 ETF' 기간별 수익률 자료. <비즈니스포스트>
S&P500지수는 과거 데이터에 견줘 손실확률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S&P500에 5년 투자했을 때 손실확률은 16.5%, 10년 투자하면 13.3%, 15년을 넘어가면 0%로 낮아진다.

패시브 상품이다 보니 합성 총보수도 기존 TDF ETF 상품 평균(0.75%)와 비교해 낮은 0.19%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요즘 TDF, ETF시장을 보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들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복잡해졌다”며 “이 상품을 투자자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이런 흐름은 ETF 본질과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에셋의 이번 TDF ETF는 S&P500지수 하나로 퇴직연금 투자의 수익도 안정성도 극대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으로도 TDF ETF는 패시브 전략 상품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김남기 부사장은 이날 인사말의 마지막에 그가 굉장히 존경한다는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띄웠다. ‘인생에 없는 것들’이라는 제목 아래 공짜, 비밀, 정답, 완벽한 타이밍, 영원한 성공, 끝없는 행복, 완벽한 사람, 쉬운 길 이렇게 8가지 목록이 적힌 사진이었다.

김 부사장은 “인생에 공짜도 없고 쉬운 길도 없듯이 S&P500 원래 지수의 장기성과를 이기는 파생전략은 없다”며 커버드콜부터 주가 하방을 막아주는 상품 등 수익률을 높여주는 여러 복잡한 파생상품도 장기 성과에서는 원래 지수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수익률 그래프로 보여줬다.
 
[현장] 미래에셋운용 첫 'TDF ETF' 내던 날, 부사장 김남기 "3년 고민했다"
▲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왼쪽)과 김수명 전략ETF운용본부 팀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한 ‘TIGER TDF2045 ETF' 간담회에서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생애주기에 따른 투자자산 배분형 펀드인 TDF 상품을 앞서 2011년 가장 먼저 선보인 시장의 선발주자이자 TDF시장 점유율 1위(36%)의 선두주자다.

하지만 ETF처럼 거래소에 상장해 편리하게 사고 팔 수 있게 만든 TDF ETF 상품 출시는 삼성자산운용(약 16%) KB자산운용(약 13%) 한국투자신탁운용(약 12%) 등 TDF시장 점유율 상위권 운용사들 가운데 가장 늦었다.

펀드닥터 등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TDF 순자산총액은 16조3천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TDF ETF 순자산은 상품 출시 첫 해인 2022년 729억 원에서 2024년 말 2753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현재 TDF ETF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에 최근 상품을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 정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ETF 상품은 25일 상장한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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