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3-23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푸드가 수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익성을 개선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세계푸드 수장에 오른 강승협 대표이사는 부실사업을 정리하며 사업 조정을 통한 효율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쳇말로 돈 못 버는 사업을 정리하고 신세계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을 확대해 수익성의 한 단계 도약을 노린다.
▲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부실사업을 정리하고 신세계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하며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강승협 대표이사.
23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올해 전년(208억 원)보다 64.2% 증가한 영업이익 341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푸드는 “대법원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 102억 원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30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 영업이익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2020년 77억 원에서 2021년 293억 원으로 뛴 뒤 동안 200억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전망치대로라면 3년 만에 300억 원대 이상을 회복하게 된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신세계푸드는 급식 중심의 단단한 시장 상황에서 자체적인 수익 개선 노력이 유효하다”며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부문별 마진 개선에 초점을 둔 전략 방향성과 대외변수 개선이 맞물릴 경우 앞으로 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협 대표는 지난해 10월 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취임 첫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푸드 사령탑에 올랐다. 이달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조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강 대표는 외식 사업 역량을 ‘노브랜드버거’에 집중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노브랜드 피자’ 대치점 폐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역삼점, 서울대입구점, 미아점 문을 차례로 닫고 2022년 3월 발을 들였던 피자 사업을 철수했다.
2015년 말 신세계푸드 자회사로 편입한 음료 프랜차이즈 운영사 스무디킹코리아도 올 10월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스무디킹은 지난해 9억2500만 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신세계푸드 외식 사업 브랜드는 노브랜드버거, 베키아에누보, 오슬로, 데블스도어 등 4개 브랜드가 남았다.
노브랜드버거를 제외한 외식 사업들은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현재 외식 브랜드별 매장수는 베키아에누보 4개, 오슬로 6개, 데블스도어 2개 등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외식 브랜드 부분에서 추가적 사업 축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노브랜드버거를 중심으로 외식 사업의 외형을 확장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2019년 8월 1호점 문을 연 노브랜드버거는 2021년 5월 20개월 만에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100호점을 개점했다. 국내 버거업계 최단 기간 100호점 돌파 기록이다.
현재 노브랜드버거는 국내 약 250개 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가맹 10개 점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을 세웠다.
▲ ‘보앤미’ 신세계 강남점 전경. <신세계푸드>
강 대표는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에 집중하면서도 신세계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베이커리 등 사업에는 더욱 힘을 주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보앤미’ 1호점을 열었다. 보앤미는 프랑스 파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베이커리로 현지에서 6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백화점의 집객력과 신세계푸드 외식 사업 경쟁력의 동반 상승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할인점 이마트 입점 베이커리인 신세계푸드의 ‘E-베이커리’와 ‘블랑제리’도 이마트의 공격적 출점 전략과 함께 외형을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점 이마트 154곳 대부분에는 E-베이커리 또는 블랑제리가 입점해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2월 올해 할인점 1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트레이더스) 2개 등 신규 점포 3곳을 열고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하며 외형성장을 재개할 계획을 밝혔다.
강 대표는 급식사업에서도 저수익 부문을 축소하고 대형 사업장 위주로 수주하는 체질개선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현재 국내 4대 그룹 모두의 일부 사업장에서 급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고급 아파트 커뮤니티 저녁 급식에 차별화한 급식을 제공하며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올해 1분기엔 SK키파운드리, 공주대학교 블룸하우스,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에서 신규 급식 사업을 시작한다.
1970년생인 강 대표는 경복고와 고려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헌 한 뒤 1995년 신세계에 입한 30년 ‘신세계맨’이다. 2020년 이마트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 2022년 이마트 지원본부장겸 지마켓 지원본부장 등을 지낸 ‘재무통’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전무 지내다 신세계푸드 대표에 선임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