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은 기자 parkde@businesspost.co.kr2025-03-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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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CJ대한통운이 방산·배터리·의약품 배송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방산, 배터리, 의약품 산업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데, 각 기업들이 자체 물류를 운영하기보다 전문 물류 기업에 맡기는 것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방산·배터리·의약품 등 산업별 전문 특화 배송 사업을 적극 육성해 2030년 세계 10위권 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CJ대한통운 >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제3자 물류(3PL) 시장에서 글로벌 10위권(매출 기준)에 진입하겠다는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 고객군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23일 물류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각 산업별 물류 외주화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CJ대한통운의 제3자 물류 사업 성장이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은 보관·창고·운송 사업에서는 물류 관련 업무 일체를 모두 위탁받는 고도화한 제3자 물류 사업을 하고 있다. 단순히 화주로부터 주문받은 물류 용역을 단건 별로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군 별 맞춤 솔루션 제안부터 센터 설계, 배송에 이르는 공급망 관리(SCM) 역할 수행까지 담당한다.
그동안 보관·창고·운송 사업의 주요 고객은 생활소비재 기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객 층이 방산, 제약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제약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전문 물류 서비스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2023년부터 방산 물류 사업 확장에 나섰다.
회사는 '모듈형 방식' 등 다양한 화물운송 방법으로 방산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모듈형 방식으로 전투기 훈련 시뮬레이터 2대를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 공군기지로 운송했다. 모듈형 운송 방식은 부품을 분해해 따로 운반한 뒤 현지에서 재조립하는 것을 말한다.
2024년 10월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T-50TH 전투기를 태국으로 운송하는 방산 물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산 물류는 일반 택배보다 높은 수준의 물류 관리와 보안이 요구되는 데다,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
장영호 CJ대한통운 IFS본부장은 “방산 물류에 특화한 기술력과 다양한 화물 운송 경험을 바탕으로 폴란드 시뮬레이터 운송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며 “안정적 물류 운영으로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이고, 한국 방산의 세계화에 일조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5주 동안 국산 전투기 훈련 시뮬레이터 2대를 모듈형 방식으로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 공군 기지로 운송했다. 사진은 회사 직원드링 훈련 시뮬레이터를 살펴보는 모습. < CJ대한통운 >
배터리 물류도 성장성 높은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배터리 물류 시장은 전기차 성장과 함께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배터리는 전기차뿐 아니라 무선 가전, 로봇, 사물인터넷,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관련 물류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2024년 3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에 대한 국제표준인증 ‘CEIV 리튬 배터리즈’를 취득했다. 리튬 배터리 운송은 화재 위험 등의 사고 위험이 높아 반드시 국제표준인증을 받아야 한다.
배터리 완성품과 부품 보관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의 미국 법인인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는 이미 미국 전역에 56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시카고 데스플레인 지역 물류센터는 배터리 제조사·소재·부품사들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북미 배터리 물류 시장 공략에 최적화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 물류 사업의 주요 고객은 미국 현지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대 제조사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선 의약품 물류 사업도 넓혀나가고 있다.
의약품은 엄격한 온도 관리와 유통 과정의 투명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회사는 의약품 물류를 수행하기 위해 거점 콜드체인 시설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2024년 1월에는 JW중외제약의 수액 물류를 담당하며 연간 1100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했다. 이 계약으로 국내 수액 유통 물량의 70%를 회사가 배송했다.
신 대표는 글로벌 제3자 물류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그는 2024년 9월 ‘CJ대한통운 2024 타운홀 미팅’에서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30년에는 글로벌 톱10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임직원 전체가 힘을 모으자”고 비전을 제시했다.
제3자 물류(3PL) 시장조사·컨설팅업체인 A&A’s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2023년 기준 매출 62억 달러(약 9조490억 원)로 글로벌 물류사 가운데 20위를 기록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