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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경쟁 불붙는다, SK하이닉스 "초격차 유지" 삼성전자 "이번엔 다르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5-03-20 15: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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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경쟁 불붙는다, SK하이닉스 "초격차 유지" 삼성전자 "이번엔 다르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가오는 HBM4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에서도 한 발 앞서나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추격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4 양산에서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삼성전자는 새로운 미세공정 기술을 선제 도입해 HBM4에서만큼은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HBM3E 경쟁에서 완벽한 판정승을 거둔 SK하이닉스가 HBM4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19일 HBM4 12단 제품의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HBM4 개발 일정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요청을 부응한 것이다.

계획대로 인증 절차를 마치면 올해 말 본격적으로 HBM4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속도가 60% 향상되고 전력소모량은 70% 수준으로 낮춘 차세대 HBM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17년 만에 ‘CMOS 이미지센서(CIS)’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HBM4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년에 다가올 시장인 HBM4와 맞춤형(커스텀) HBM 시장에서는 작년에 있었던 HBM3E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다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HBM4 개발 속도는 SK하이닉스에 비해 6개월 이상 늦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 부회장은 첨단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사가 1b(12~13나노) 공정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1c(11~12나노) 공정을 활용해 미세공정 기술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것이다.

1c 공정을 도입하면 기존 1b 공정보다 더 작은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어 칩 성능을 더 높일 수 있다. 1c 공정은 1b 공정과 비교해 속도는 10%가량 빠르고, 전력효율도 약 10%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 작은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는 만큼 HBM4 용량을 늘리는 데도 유리하다.
 
HBM4 경쟁 불붙는다, SK하이닉스 "초격차 유지" 삼성전자 "이번엔 다르다"
▲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이미지.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평택 공장에 HBM4를 위한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시범적으로 제품을 만들어보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승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에 1c 기반 HBM4를 선제 공급한다면 탄력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c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 HBM 사업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1c D램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칩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능과 생산성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빠르게 안정적 양산 체제를 갖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설계가 바뀐 1c D램의 수율 결과는 올해 6월경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c 나노 공정 기술 문제점은 하나둘씩 해결되기 시작했고, HBM4가 적용될 엔비디아 ‘루빈’은 출시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삼성전자에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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