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3-20 14: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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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을 두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과 MBK·영풍 연합 측 후보들이 균형있게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측은 글래스루이스의 권고가 자신들의 손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현재 경영진 위주의 이사회 구조를 유지하며 독립성과 견제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 의결권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28일 열릴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 분석보고서를 20일 펴냈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 구성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이 균형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래스루이스는 20일 발간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안건 분석 보고서에서 이사회 정원을 최대 19명으로 제한하는 고려아연 정관 변경 의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 측은 이사회 규모가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8일 열릴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새로 선임하는 이사는 8명이 된다. 현재 고려아연 측이 이사후보 7명을, MBK·영풍 측이 17명을 각각 추천한 상태다.
글래스루이스는 양 측 후보를 혼합해 추천하면서 “지배구조를 개선하면서도 경영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 경영진이 제안한 일부 후보를 승인해 급진적 변화를 방지해야 한다”며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주주이익을 고려해 균형잡힌 접근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8명을 선출한다면 최 회장 측 후보 가운데 김보영·제임스 앤드류 머피·정다미 후보에, MBK·영픙 측에서는 김용진·김재섭·손호상·정창화·천준범 후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사회 정원을 19인으로 제한하는 안건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12인 선임안과 MBK·영풍 측이 제안한 17인 선임안을 표결 후 다득표 안건대로 이사를 선임한다.
12인 선출안이 채택되면, 최 회장 측 후보 4명과 MBK·영풍 측 후보 8명에 찬성을 권고했다.
17인 선출안이 채택되면, 최 회장 측 후보 6명과 MBK·영풍 측 후보 11명에 찬성을 권고했다.
양 측은 글래스루이스의 권고에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MBK·영풍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의 정기 주총 의안 분석은 최 회장 측 이사 후보들만 찬성했던 지난 1월23일 임시주총 의안 분석과 다르다”며 “고려아연 기업지배구조에 우려하며 영풍·MBK 측 이사 후보 11명까지 선임을 찬성하는 등 최대주주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사 수 상한 안건이 부결되도 현재 이사회와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을 적절한 비율로 찬성하고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투표할 것을 권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수 설정 등 현 고려아연 경영진이 올린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또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이 각각 제안한 ‘임의적립금의 이익잉여금 전환’ 안건에선 MBK·영풍의 손을 들어줬다. 양 측이 제안한 전환 규모는 최 회장 측이 1조6천억 원, MBK·영풍 측이 2조 원 등이다.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제안한 권순범·이민호·서대원 후보 모두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글래스루이스는 MBK의 또다른 투자대상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사태를 거론하며, MBK·영풍이 향후 고려아연의 장기투자를 줄이거나 현금배당을 위한 자산매각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홈플러스의 단기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영풍의 운영손실을 충당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MBK·영풍 관계자는 “이는 (MBK파트너스의) 투자가 건별로 투자자의 구성이 다르고, 투자된 펀드도 다르다는 점을 각각 고려하면 현실성이 없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