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9% 증가한 6301억 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는 주요 상장자회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 포함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6.5% 증가했지만 해외 바이오자회사 손상차손으로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했고, CJENM은 티빙 가입자 감소 및 제작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410억 원으로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CJCGV는 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로 매출이 전년대비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170억 원으로 정체됐고, 다만 CJ프레시웨이는 의료 파업에도 불구하고 신규 급식 수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6% 증가한 252억 원을 시현해 선방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올해는 작년 비용 선인식에 따른 기저효과(제일제당) 및 라이브시티 등 비경상 요인의 정상화에 따라 주요 자회사들이 실적 회복 추세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비상장자회사인 올리브영은 매출성장률이 전년대비 19.2%로 다소 둔화됐고, 영업이익률은 11%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인센티브 지급에 따른 계절성 때문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률은 약 12.7~12.8% 내외로 추정한다.
오프라인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는데 내국인매출은 전분기 대비 소폭 줄었으나 외국인 인바운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98%, 전분기 대비 11.4% 증가해 오프라인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온라인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 증가했고, 이중 글로벌몰매출이 전년대비 67% 성장 중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30%를 상회할 만큼 고성장을 보여온 만큼 올해 매출성장률은 10%대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400억 원 내외로 추정되는 반면 순이익이 1331억 원으로 높았던 이유는 SPC 콜옵션 관련 파생상품 평가익 발생 때문이다. CJ푸드빌은 4분기 중에만 미국 점포수가 22개나 늘어났는데 마진율이 높은 미국 매장 수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약 6.8~6.9%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지아 생지 공장 완공이 2025년 말로 예상되는데 따라서 2025년에는 비용 집행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올리브영이 신한SPC가 보유 중인 잔여지분 11.3%를 자사주 형태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인수가격은 작년의 글렌우드PE로부터의 11.3% 지분 매입가 3850억 원(3조5천억 원 밸류)에서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 듯하다.
최 연구원은 “이로써 결과적으로 외부 지분을 모두 회수하게 되는데 금번 지분 인수의 배경은 SPC에 대한 이자비용이 상당했고, 배당을 계속 지급할 이유가 없는 만큼 순현금이 자사주 매입에 필요한 수준에 도달하자마자 바로 인수에 나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금번 지분 인수로 CJ올리브영 지분 구조는 CJ 51.2%, 자사주 22.6%, 특수관계인 25.7%, 기타주주 0.6%로 변경했다.
그는 “향후 지배구조 개편 진행 과정에서 CJ가 올리브영을 IPO하기보다는 합병 방식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판단된다”며 “그 이유는 IPO를 염두에 뒀다면 외부 지분을 굳이 내부화할 이유가 적고, 최근 주주가치 제고가 화두가 되면서 중복상장에 대한 비우호적인 사회 분위기가 커졌으며, IPO시 지분 처분을 통한 투자 자금 회수와 이후 CJ 매입 전략에는 오너 3세들의 세금 부담이 크게 수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IPO 가능성이 사라졌다면 CJ 주가의 하방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 과거 중복 상장시 모회사에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모회사 주가가 부진했던 사례가 많았는데 이러한 가능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향후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 불확실성 등이 CJ에 일시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합병 후에는 CJ올리브영의 가치가 CJ에 온전히 반영되면서 CJ 주주가치가 크게 제고될 공산이 크다.
현재의 수익성을 감안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최소 6~7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51.2%를 보유 중인 CJ의 올리브영 지분 가치는 최소 3.0~3조5천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반면 CJ의 현 시가총액은 약 3조7천억 원에 불과해 현재 반영되지 않고 있는 CJ올리브영의 가치가 결국 CJ 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합병 작업을 위해서는 올리브영이 보유하게 되는 22.6%의 자사주가 모두 소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합병 후에는 올리브영의 배당재원이 모두 CJ의 배당재원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배당매력도 부각될 여지가 높다.
결국 관건은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안이 수면 위로 떠오를 시기가 언제일 것이냐이다. 우리는 그 시점은 CJ올리브영의 본질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고, CJ 주가 등까지 고려해 합병비율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소액주주들의 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적어질 수 있는 때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결국 CJ 주가 상황과도 맞물릴 수 있다. 장원수 기자